서울 에어쇼서 첫 선…날렵한 동체가 눈길 끌어
기내 소음 줄이고 습도 높여…높은 연료효율 강점
[성남=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8일 오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11(서울 에어쇼)가 한창인 성남공항에 도착하자 전투기들이 내는 굉음 뒤로 나란히 선 항공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활주로에서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항공기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한국에서 첫 공개하는 B787 여객기. '꿈의 항공기'라는 별칭이 붙은 B787의 첫인상은 날렵함으로 요약된다.
길이 57m, 높이 17m로 보잉의 주력중형기 B767과 비슷한 크기지만 날개는 좌우 6m씩 더 길다.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 A380이 규모의 육중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B787은 당장이라도 창공으로 날라 갈 듯 날렵함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미국 본사에서 한국을 찾은 랜디 틴세스 마케팅 부사장은 "B787은 2개의 엔진으로 장거리를 빠르게 날 수 있는 비행기"라며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 연료 효율이 동급 항공기보다 20% 정도 높은 동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B787은 테스트기종으로 아직 내부 인테리어도 적용되지 않았다. 동체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원스런 창의 크기. A380보다 창의 크기가 60%가량 크다는 것이 틴세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비행기의 창이 클수록 동체에 가해지는 하중도 커지지만, B787은 동체 대부분을 탄소복합소재로 제작해 무리가 없다.
승객이 어느 좌석에 앉아도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창을 덮는 여닫이도 없다. 별도의 여닫이 없이 스위치 하나로 투명, 반투명, 불투명 등 5단계로 조절되는 시스템이다.
기내 수하물 공간이 넉넉해지고 승객들이 다니는 통로가 넓어진 점도 눈에 띈다. 건조한 피부에 트러블 걱정할 필요없이 별도의 공기정화시스템을 통해 기내 습도도 높였다.
동체와 날개 사이에 달린 엔진은 끝이 악어이빨 형상으로 만들어져 엔진에서 나오는 소음을 기내에 전달되지 않도록 돕는다. 덕분에 B787 탑승 시에는 더욱 조용한 탑승감을 느낄 수 있다고 틴세스 부사장은 설명했다.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진 동체 외부는 직접 눌렀을 때 보다 타 항공기와 차이를 단번에 느끼게 한다. 알루미늄 비중이 높은 타 항공기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이 느껴지는데, 이는 항력에 유연하게 대응토록 해준다. 또한 전자브레이크가 부착돼 착륙 시 더욱 정확할 뿐 아니라, 착륙거리도 짧아졌다.
B777 등 타 항공기에 비해 매끈한 날개 밑은 제곱인치 당 5000파운드 수압방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엔진은 롤스로이스가 공급했고, 왼쪽날개는 대한항공이 제작했다. 꼬리부분의 제작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에 참가했다. 보잉사 관계자는 "항공기의 동체는 철판을 이어붙여 제작되는데, B787은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져 타 항공기에 비해 5만개가량 적다"며 "항공기의 첫 디자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B787은 승객 250여명을 싣고 약 1만50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7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B787은 오는 26일 일본의 전일본공수(ANA)항공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도쿄~홍콩노선에서 상업 비행을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오는 2016년부터 B787-9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틴세스 부사장은 B787 투어에 앞서 항공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틴세스 부사장은 "향후 20년간 동북아시아 지역의 항공여행 수요가 매년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1250대, 2000억달러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는 "한국의 역동적인 경제와 항공여행에 대한 높은 수요가 동북아 항공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한 입지에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시아의 주요 허브"라고 강조했다.
성남=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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