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제 목표치를 설정해 이를 달성할 때까지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FRB가 명확한 경제정책 목표치를 제시해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공개한 보고에서 FRB가 추가적으로 통화정책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GDP 증가율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GDP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FRB가 더 많은 자산 매입을 약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RB는 공식적으로 물가나 실업률에 대한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FRB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 수준에 맞추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매파 성향의 FRB 인사들은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2%가 공식적인 물가 상승 억제 목표치도 아니지만 추가 양적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 위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때문에 골드만삭스는 명목 GDP를 설정해 FRB가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명목 GDP 수준을 설정하는 동안 FRB는 '물가 안정'과 '최대한의 고용'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연간 기준으로 3%를 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실업률이 7~7.5% 수준까지 낮아지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화정책 시행과 관련한 기준이 필요함을 지적한 바 있다. FRB는 실업률에 대해서는 자연 실업률을 강조하고 있는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자연 실업률이 5~6%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에반스는 전날 한 연설에서도 FRB가 물가를 억제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의 2가지 임무 중 최대한의 고용과 물가 안정인데 지금은 후자에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물가 상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이 얼마나 높은지를 감안한다면 추가 정책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GDP 증가율 목표치를 설정하자는 의견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에도 골드만삭스는 GDP 목표치를 설정하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상당히 유효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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