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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의 동남아 기지, 한진코린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7시간의 비행 끝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하면 발리가 연상될 만큼 탑승객 대부분 신혼여행객일 것이라는 생각은 출입국사무소를 통과하면서 사라졌다.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 도착하는 항공기임에도 불구,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대부분 한국사람들이다.

큰 가방을 든 여행객도 이따금 눈에 띄었지만 승객의 대부분은 서류가방을 든 비스니스맨이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한국 여름 날씨에 익숙해 진 탓인지 걱정했던 것 만큼 덥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 8시 한진코린도보험(Asuransi Hanjin Korindo)를 찾아 나섰다. 휴일(토요일)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는 오토바이 행렬이 장관이다. 20년 넘은 운전경력이지만 자카르타 시내에서 운전한다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승용차가 도착한 곳은 자카르타 빤쵸란(Pancoran)에 위치한 코린도그룹 본사. 코린도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재계 순위 20위권의 대기업이다. 목재ㆍ제지ㆍ화학ㆍ물류ㆍ금융 등 계열사가 30여 개에 달하는 코린도그룹의 연매출은 13억 달러(한화 1조5000억원)다. 무엇보다 한국인이 회사 창업자여서 한국에 많이 알려져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998년11월 코린도그룹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한진코린도를 설립, 현지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도전의 땅 인도네시아, 무한경쟁 = 이관주 한진코린도 법인장이 사무실에서 기자를 맞았다.


오토바이가 많아 운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꺼내자 이 법인장은 "이곳에는 이곳만의 법칙이 있다"며 "무질서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질서가 있다"며 웃는다. 교통사고가 그리 많지 않고 또 대형 교통사고도 많지 않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보험시장 규모에 대해 그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시장은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8% 정도 사이즈"라고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는 0.4%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3.86%(지난 2009년 기준)인 걸 감안하면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성장잠재력이 매력인 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009년 기준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중인 손해보험사는 모두 89개사. 생명보험사 46개사와 재보험사 4개사까지 합치면 보험사만 무려 139개사나 된다.


물론 '자신도(JASINDO)' 등 국영 3개 손해보험사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새시장이 크다고 이 법인장은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 및 장애 보장 관련 상품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구(2억4000만명)의 대부분이 이슬람이어서 사망보장에 대해 관심이 높지 않지만 의료 및 장애에 대한 보장 요구는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1인당 GNP는 3000달러 내외지만 경제성장율이 매년 6%를 보이고 있어 약 10년 후에는 인도네시아도 1인당 GNP 1만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면 할수록 의료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달러 유출 눈총, 지금은 동남아시아 전진 기지 = 메리츠화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당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 법인장은 "단 1달러가 아쉬워 금모으기 운동이 한창일 때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며 "상황이 어려워 진출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투자를 단행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메리츠화재가 한진코린도에 출자한 금액은 당시 9억5000만원이었다. 코린도그룹은 9억2000만원을 출자했다.


이 법인장은 "당시 따가운 눈총을 의식,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한진코린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한진코린도의 원수보험료는 422억 루피아(한화 54억원). 진출 첫 해 인 지난 98년 원수보험료가 45억 루피아인 점을 감안하면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간 평균 성장율은 9.5%.


지난해까지 누적 이익은 330억 루피아(한화 41억원)으로 이미 투자금의 4배를 회수한 상태다. 한진코린도의 평균 합산비(손해율+사업비율)는 73.4%다.
이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보험시장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18%씩 성장하고 있다"며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머징마켓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메리츠화재의 동남아시아 진출 전진기지"라며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여타 동남아 국가로 영업력을 확대할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눈여겨 보는 한진코린도 = 한진코린도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연간 80만대씩 자동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는 자동차보험 판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이 법인장은 설명했다. 한진코린도는 그동안 인도네시아 현지 자동차보험보다는 재물와 해상보험에 주력해 왔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한진코린도의 매출중 화재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자동차보험을 본격 판매할 경우 법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여타 한국 보험사에 비해 한진코린도의 자동차보험 물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 법인장은 "자동차보험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직원 충원 등 인적 물적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보험시장은 한국과 달리 대물중심 보상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종교적 특성으로 인해 대인보장 보다는 대물보장 중심"이라고 부연했다. 사고시 보험금 지급 규모가 크지 않아 손해율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한진코린도는 그동안 코린도그룹 물건 및 한국기업 물건을 중심으로 영업해 왔지만 앞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물건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상품 다변화 및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조영신 기자 as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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