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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눈]이범호가 2번 타자로 나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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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눈]이범호가 2번 타자로 나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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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윤석민의 부담은 꽤 커 보였다. 그는 한 점도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KIA는 SK에 비해 뒷문이 불안하다. 윤석민 정도의 투수라면 충분히 경기를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하지만 현대야구는 1980년대와 다르다. 연투는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3일밖에 쉬지 못한 탓에 윤석민의 구위는 1차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힘이 없었다. 이날 그는 체인지업을 자주 던졌는데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서였다. 유인구를 많이 던지다보니 투구 수는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이는 투구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SK 타자들은 1차전과 달리 어느 정도 타격감을 회복한 상태였다. 모든 환경을 고려할 때 호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윤희상은 윤석민이라는 대형투수를 잡으며 큰 자신감을 얻었다. 사실 그는 공을 던질 때부터 그러했다. 마운드에서 자주 미소를 보였다. 큰 경기에서 대부분의 어린 친구들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윤희상은 달랐다. 1회와 2회 공을 건네받으며 활짝 웃었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구속이 나오지 않아 위축되거나 타자를 잡으면서 탄력을 받는 경우다. 이날 윤희상은 후자에 가까웠다. 직구 구속은 던질수록 빨라졌다. 제구도 정확했다. 특히 포크볼이 그러했다.


KIA에게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2회 공격일 것이다. 무사 1, 3루에서 안치홍이 안타에 집착하다 삼진을 당했다. 무사의 득점 찬스에서 선두 타자의 역할은 꽤 중요하다.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외야 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려는 타격을 하면 후속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안치홍의 삼진에 KIA 타선은 큰 부담을 갖게 됐다. 결국 점수는 한 점도 나지 않았고 분위기는 이내 SK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마해영의 눈]이범호가 2번 타자로 나섰다면...


SK는 3회 1사에서 정근우가 안타를 친 뒤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이는 윤석민의 투구를 크게 흔들리게 했다. 박재상의 볼넷은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다음 타자는 최정. 이만수 감독대행은 1, 2차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그를 또 한 번 3번 타순에 배치시켰다. 그것은 믿음이었다. 이날 경기만을 생각했다면 이 대행은 분명 타순을 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플레이오프, 넓게는 한국시리즈까지 계산했다. 최정이 터져야만 승산이 있다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최정은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믿음에 보답했다. 다음 타석에서 2타점을 추가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KIA의 패인은 2번 타자다. 배치된 김선빈, 김원섭 등이 모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쉽게 건너가는 타순이 되다보니 후속 타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통산 309홈런을 때린 송지만은 현대, 넥센 등에서 가끔 2번에 배치됐다. 힘 있는 타자의 전진배치를 통해 상대 투수진을 압박한 것이다. KIA에는 이범호, 나지완, 최희섭, 김상현 등 힘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그들 가운데 한 명이 2번을 꿰찼다면 타선은 이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만수 감독대행의 선발진 운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는 김광현을 끝까지 아꼈고 끝내 8일 이상의 휴식을 선물해줬다.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충분한 휴식을 가진 채 새로운 시리즈를 맞게 됐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이전의 롯데 마운드를 4선발로 운영해 일부 팬들에게 지탄을 받았다. 사실 문제는 중간과 마무리였다. 4선발의 뒤를 책임질 만한 강한 불펜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현재의 SK 마운드는 이 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게리 글로버까지 합류한다면 더욱 강한 철옹성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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