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지난 밤 한국 문학계는 또 한 번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올해 노벨 문학상이 스웨덴 시인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해마다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꼽혀온 시인 고은(78)은 올해도 수상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 오후 "다소 흐리면서도 압축된 심상으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스웨덴 출신 시인 트란스트뢰메르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경제성과 구체성, 신랄한 비유를 담고 있다는 게 한림원이 밝힌 선정 이유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문학계는 아쉬움을 겨우 삼키는 분위기다. 올해는 노벨문학상이 유럽 작가나 소설가에만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은 더욱 더 깊었다. 이와 관련해 문학계 안팎에선 한국 문학이 저변을 더 넓히는 한편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의 국민 시인으로 알려진 트란스트뢰메르는 1931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으며,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은 뒤 심리학자가 됐다. 1954년 시집 '17편의 시(Seventeen Poems)'로 등단한 그는 각운이 자유로운 시를 쓰면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트란스트뢰메르는 주로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주제로 시를 써 왔으며, 독일 페트라르카 문학상과 미국 노이스타드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0년엔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됐으나 작품 활동을 계속해 2004년 '위대한 수수께끼(The Great Enigma)'를 발표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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