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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베이징 車 보험 10%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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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험사, 글로벌 보험왕을 꿈꾼다 ②현대해상


-연간 1500만대 거대 시장…차별화 전략으로 현지 3위
-산둥성 칭다오에 분공사 설립…추가 진출지역도 물색

[베이징(중국)=이지은 기자] "중국을 빼고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지난해 중국에 1년간 판매된 신차 대수만 1500만대에 달합니다. 한국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가 1800만대 정도니 중국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 가늠할 수 있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월5일 오후.

현대해상 중국법인을 찾아가기 위해 베이징 시내에 위치한 북경현대차법인 빌딩으로 향했다.


낯선 도시의 도로 위에 낯익은 현대차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국땅이라서 그런지 반갑다.


베이징 곳곳에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빌딩에 도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오승찬 현대해상 중국법인장이 기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5년부터 중국 보험감독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해 국내 손보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중국 시장의 잠재 성장성을 내다보고 일찌감치 진출,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현대해상, 베이징 車 보험 10% 잡았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2009년 1350만대, 지난해 1500만대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의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시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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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500만대 자동차보험 시장을 잡아라 = 현대해상은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8500만대 수준. 중국 자동차시장은 앞으로 10년 후에는 2억대, 30년 후에는 8억대로 자동차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메이커들이 중국 곳곳에 대규모 투자, 신차를 생산하는 이유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들에게도 중국 자동차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해상은 우선 북경현대차와 손을 잡았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현대차의 중국내 시장점유율 7%를 육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판매 대수를 합치면 시장점유율은 10%에 근접한다. 중국내 3위다.


현대해상은 현대차와 연계한 상품판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릴 방침이다. 일단 북경현대 딜러점 곳곳에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판매 창구를 마련했다.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곧바로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임의보험)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오 법인장은 "현대자동차 매장 안에서 현대차와 같은 브랜드의 보험상품을 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 소비자들은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며 "가짜 보험회사를 세워 보험료를 편취해서 도망가는, 일명 '짝퉁 보험' 사기가 종종 발생하는 중국에서는 금융회사가 신뢰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베이징 車 보험 10% 잡았다 오승찬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베이징은 좁다…중국 전역으로 영업망을 넓혀라 = 중국 보험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현대해상은 청도에 분공사(지점)를 설립키로 했다.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10월 청도 분공사 설립과 관련된 모든 행정적인 절차가 마무리하고 산동지역 전역에서 영업을 할 예정이다. 산동지역 전역에서 기업보험은 물론 자동차보험까지 판매,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현대해상은 낙관하고 있다.


산동지역은 우리나라 면적의 2.5배에 달하며, 중국내 GDP순위도 광동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촌이다. 오 중국법인장은 "분공사 설립 후 영업을 시작하면 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청도 분공사 설립이 완료된 이후 추가적인 분공사 설립을 위해 한국 기업이 많은 지역 위주로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현대해상은 현재 천진, 남경, 상해 등을 예정 진출 후보지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중국은 성장잠재력 측면에서 보면 매혹적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여전히 제도적으로 뒷받침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게 오 법인장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보험 할인ㆍ할증제도다. 한국의 경우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중국에서는 북경시가 2년전에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 할증제를 도입한 것이 전부다. 북경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도 여전히 같은 수준의 보험료를 적용하고 있는 등 제도적 측면에서 다듬어야 할 점이 많다고 오 법인장은 설명했다.


인력 수급 역시 쉽지 않다. 한때는 낮은 인건비로 각광받았던 중국이지만, 최근 몇 년새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인건비 수준도 국내와 비슷해졌다. 대학생 중에서도 자발적 실업자들이 늘어나면서 보험회사 영업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이다. 오 법인장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보고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주요 보험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베이징에 법인을 설립하고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보험시장 선점을 다짐했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매출 견인차 = 현대해상 중국 북경법인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수입보험료는 1억6880만위안(한화 30억원). 이는 이전 회계연도(1억755만위안) 대비 56.9%나 신장했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우량고객을 끌여들여 선순환이 일어난 결과라는 게 오 법인장의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규제로 묶여 있는 책임보험 대신 상업보험 부문의 서비스를 한층 강화시켜 까다로운 현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임의보험을 판매한 후, 이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불만사항을 전달하면 빠르게 모니터링해 곧바로 피드백해 주고 있다.


오 법인장은 "중국 기업들도 '이런 서비스는 처음'이라는 눈치더라"며 "중국 감독당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처럼 상품과 요율이 자율화되어 있지 않고 일원화돼 있어 상품 내용으로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대신 중국 회사와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고객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자평했다.


자동차보험과 함께 현대해상의 주요 먹거리인 '기업보험' 부문에서도 중국 기업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국 보험사들에 비해 뛰어난 상품개발ㆍ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기업들 뿐 아니라 현지 기업고객들도 확보하겠다는 게 전략의 골자다.


오 법인장은 "중국 사업부문은 당장 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10년~20년 뒤를 내다보고 키워야 한다"며 "단기 승부가 아닌 장기 승부"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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