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유기농 재배 비법 세계대회서 발표
-토양 오염없는 천연원료 국제 검증받아 품질 입증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나방의 페로몬' '바닷새의 배설물' '고등어·갈치 비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4년 유기농 녹차 재배를 선언한 후 농약 없이 해충을 쫓고 화학비료 없이 비옥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말 그대로 안 해본 게 없다.
찻잎이 토양에서 흡수한 양분을 고스란히 사람이 섭취하기 때문에 건강한 토양은 곧 녹차의 품질, 그것을 마시는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생각에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아모레퍼시픽이 구축한 유기농 친환경 녹차 재배 사례가 세계 유기농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6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중 유기농 차 부문 사전 학술대회에서 유기농 녹차 재배 사례를 발표했다.
세계유기농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 유기농 산업계의 올림픽 같은 행사로,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자리에서 세계 각국의 유기농 학자, 농업 전문가, 유통업자들을 대상으로 유기농 녹차 재배 사례를 발표해 노하우를 함께 나눴다.
27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제주 서광다원 견학을 통해 실제 유기농으로 녹차 재배가 이뤄지는 현장을 소개했다.
인근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을 통해 한국의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제공해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 세계 화장품 회사 중 유일하게 다원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회사다.
단순히 다원을 화장품 개발을 위한 연구목적 등으로만 활용하지 않고, 실제로 녹차 제품을 생산해 차 문화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색적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녹차 생산 규모는 연간 600t 정도로 한국 전체 녹차 생산량의 25%나 차지하고 있다.
생산하는 녹차의 품질 향상을 위해 세계 최초로 식품안전관리제도 HACCP를 도입했으며, 국내에서는 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인 GAP 인증도 획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4년부터 기존 녹차 재배 환경에서 벗어나 유기농 재배를 도입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다원에서 발생하는 해충을 물리치기 위해 기존 재배와 유기농 재배 시의 해충 발생을 비교 연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고시하는 유기농 친환경 자재 등을 활용해 해충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효과적인 유기농 녹차 재배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각종 천연원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기농 재배 시에 많이 발생하는 나방을 방제하기 위해 페로몬을 활용하고, 녹차 나무에 양질의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바닷새의 배설물인 구아노와 유채 종자의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유채박 등을 비료로 사용했다.
또한 파래·감태와 같은 해조류와 단백질이 풍부한 갈치·고등어 등의 생선을 활용해 유산균으로 1년간 발효한 뒤 액체 비료로 만들어 활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유기농 녹차 재배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은 지난해 전 다원이 국제유기농업 운동연맹 및 미국 농무성 기준의 'IFOAM' 인증과 'USDA ORGANIC' 인증을 획득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검증을 받았다.
더불어 수많은 경진대회에서 전 세계 유수한 회사들을 제치고 최고의 상들을 수상함으로써 그 품질을 입증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차 품평회 '2011 북아메리카 티 챔피언십'에서는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오설록명차 일로향'으로 덖음차 부문 1위도 차지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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