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 연일 고위층이나 정치인들의 '다운계약서', 위장전입 사례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그때마다 국민들의 여론은 들끓었다.
최근 강호동의 평창 토지 구입 논란을 계기로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또한 일반인들과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가 드러날 때마다 찬반 논란도 뜨겁다. 이렇다 할 기준은 없다. 특정 스타에 대한 호불호가 비난의 잣대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 사례=연예인이나 스포츠인들의 부동산 투자 중 대표적인 사례가 '문화 대통령' 가수 서태지다. 서태지는 지난 2002년 서울 강남 논현동에 28억 원대의 빌딩을 구입한 후 지하철9호선 개통으로 시세가 200억 원대로 올라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톱배우 정준호는 지난 2004년 하와이에 한 호텔에 투자, 스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열풍을 선도했다. '모범 연예인 커플' 차인표ㆍ신애라 부부도 서울 청담동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약 200억 원을 호가하는 빌딩을 갖고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도 용인 흥덕 지구에 지난 2009년 지하2층 지상7층의 상가를 신축해 분양했다.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도 지난 2006년 서울 강남에 150억 원 대의 빌딩을 신축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도 지난 2010년 30억 원을 들여 인천 송도 상가 3채를 구입했다. 이밖에 돈 좀 벌었다 싶은 연예계ㆍ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서울 강남에 빌딩을 갖고 있는 등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는 '흔한 일'이다.
▲ 찬반 논란 거세=이같은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를 두고 찬ㆍ반 논란이 거세다. '공인'인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반면 개인의 자유인데 남들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신과 전문의 손석환씨는 최근 한 매체 기고문에서 "연예인은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공인"이라며 "따라서 유명 연예인은 평소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 늘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승한 TV 평론가는 "연예인은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판매하는 '고소득 유명인'일 뿐, 공인이 아니다"라며 "단순히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아직 입증되지 않은 혐의 의혹이 대중들에게 공표되고, 민감한 개인정보인 납세 내역과 재산 증식 과정이 만천하에 까발려져 공공연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찬반 여부를 떠나 재테크 차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도 있다. 시중의 한 투자 자문 회사 관계자는 "스타들의 투자도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다. 누구라도 한꺼번에 수 십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면 안정성과 수익성 면에서 부동산을 고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연아는 무죄, 강호동은 유죄?=이런 가운데 최근 대중들이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뚜렷한 기준없이 특정 스타에 대한 호불호 여부에 따라 비난을 퍼붓는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김연아 선수 등 일부의 경우에 대해선 "재테크까지 잘한다"며 환호한다. 반면 강호동의 평창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불법 여부나 투기ㆍ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이분법적인 정서가 극명히 나뉘고 있다. 부동산도 건전한 투자 행위를 통해 경제활동의 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투자와 투기에 대한 기준이 명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불법이나 비상식, 탈세 등과 관련한 경우가 아닌 정상적인 투자 행위까지 비난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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