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은 지난 8월 서울시의 무상급식주민투표 무산과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러지는 만큼 기본적으로 여당이 불리한 구도다. 특히 각종 돌발악재가 터지면서 한나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정권실세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울시장 보선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현 정권 실세들의 비리 연루설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면 정권심판론이 확산될 경우 선거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또 정전대란에 따른 민심 이반에 이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제사정도 한나라당을 힘들게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발 경제위기의 여파로 국내 주식, 금융시장은 연일 요동치고 있다. 특히 환율폭등에 따른 물가불안은 심각한 문제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세계경제 전망에서 지난 6월 4.5%로 내다봤던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0.5%포인트 낮췄다. 또 삼성경제연구소도 한국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이 3.6%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강남보다 사정이 더 좋다'는 텃밭 분당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이 물가급등과 전세난 등의 여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의 속앓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우리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이 된다"며 "문제는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데 지연시킨 측면이 있어서 손쉬운 대책이 별로 없다"고 탄식할 정도다.
아울러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적인 나경원 최고위원과 범여권 시민후보로 나서는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 여부도 변수다. 양측 모두 후보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보수가 분열될 경우 야권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야권의 유력후보를 추격하는 모양새였는데 각종 악재로 추격 속도가 늦춰진 상황"이라면서 "투표율이 저조한 평일선거라는 점과 무상급식주민투표에 참여한 보수적 유권자의 결집이 이뤄질 경우 박빙승부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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