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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곽노현의 35억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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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곽노현의 35억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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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2000만원. 웬만한 서울시내 빌딩 값이 아니다. 21일 공직선거법 232조 1항2호(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앞으로 이어질 재판 결과에 따라 감당해야 할 기회비용이다. 그는 지난해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 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이만큼의 돈을 선거비용으로 인정받아 보전받았다. 세상사람들의 관심은 곽 교육감이 구속기소되기 전인 21일까지 교육감직을 사퇴하면 재판결과와 상관없이 이 돈을 물어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과연 교육감직을 사퇴할 것인가에 쏠려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사퇴하지 않았다. 벼랑 끝 전술을 채택한 것이다. 검찰의 기소가 마무리되면서 혐의사실은 이제 모두 정리됐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고 검찰이 기소한 혐의사실에 대한 위법성 여부와 진실 가리기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일반인들의 잡스런 사건과는 달리 재판의 결과나 과정이 한국의 교육현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35억2000만원이 특히 그렇다.

서울시교육감의 존재감이 그것도 마치 자릿값처럼 35억2000만원으로 환치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감이란 자리가 얼마나 대단한 자리이길래 35억2000만원을 걸어가면서까지 송사에 휘말리게 되었느냐는 세간의 수근거림이 걱정되어서 하는 소리다. 물론 그 부담을 감당하면서까지 사퇴하지 않은 곽 교육감은 그만큼 무죄입증을 자신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하지만 세상사람들은 의구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35억2000만원이란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이권'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만한 돈을 걸었으니 그만한 돈을 다시 회수할 만큼 이권이 있는 자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형성된 것이다. 그것도 아파트 거래와 비교해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지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의 눈은 누구보다 깨끗하고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감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리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하나는 돈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만한 가치가 무엇이냐는 궁금증이다. 35억2000만원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자연인 곽노현이 짊어져가면서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사람들은 궁금해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세상사람들은 '내가 교육감이라면…?' 그 돈을 개인적으로 지불해 가면서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일단 지금까지 드러난 가치는 이런 것이다. 이유 없이 매 맞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부잣집 아이나 가난한 집 아이나 차별 없이 학생들은 누구나 무상으로 급식을 받아야 한다. 귀족학교와 가난한 학교를 구별하지 않기 위해 학교선택제는 폐지돼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가난한 동네의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교육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혁신학교 운영을 해야 한다.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곽 교육감은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또 검찰이 기소한 것처럼 대가성이 의심되는 2억원을 건네가면서까지 교육감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바보 교육감'이라는 것이다.


곽 교육감 사태를 접하면서 이상정치를 실현하려다 개인의 짐으로 떠안아 실패한 조광조의 유교적 이상정치가 문득 떠올랐다. 잘못된 정치관행과 권력형 비리를 문제시하다 훈구파의 견제를 받아 기묘사화로 물거품이 된 조광조의 개혁정치가 오버랩된 것은 대부분 젊은이로 구성된 당대 사림세력이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을 실현하기에만 급급했던 과오가 오늘 우리 교육현실에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역사는 이렇게 또다시 반복되는가 보다.






황석연 기자 skyn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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