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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저성장' 경고와 2012년의 선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는가. 국제 경제의 위기와 혼돈 속에서 그런대로 잘 버텨온 한국 경제에 최근 들어 경고등이 잇따라 켜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의 성장세 추락을 알리는 국내외 기관들의 어두운 경제전망이 쏟아진다.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금융시장에서 비롯된 불안은 점차 실물경제 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삼성경제연구소가 어제 내놓은 경제 전망을 봐도 그렇다. IMF는 세계 경제 전망에서 지난 6월 4.5%로 내다봤던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0.5%포인트 낮췄다.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 확대가 그 이유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경제가 올해 4.0%에서 내년에는 3.6% 성장으로 떨어져 성장 둔화를 지나 저성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수출의 증가세 둔화가 주 요인이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위기재발 방지책 마련' '저성장 체제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체질 확립' 등을 키워드 삼아 내년 경영계획을 세울 예정이라 한다. 국내 최대 그룹이 경영의 화두로 '위기'와 '저성장'을 내세운 데서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의 현실이 드러난다.


요동치는 유럽 사태에서 보듯 국제 경제 환경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언제쯤 그런 위기상황이 끝날지 가늠할 수도 없다. 문제는 우리에게 이를 헤쳐나갈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수출의 둔화를 내수가 보완하기는 역부족이다. 2008년처럼 정부가 다시 과감한 부양책을 쓸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글로벌 경제 위축에 따른 수출둔화가 실물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지고 다시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도미도 현상이 눈에 선하다. 여기에 더해 서민경제를 옥죄는 물가 문제도 있다. 성장과 물가, 수출과 국제수지가 한꺼번에 어려워지면 금리과 환율정책 역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새해 예산을 짜고 기업들은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2012년은 또 선거의 해다. 복지수요는 폭발한다. 그런데 성장의 엔진은 식어 잠재성장률(4%대)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비상한 각오와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내년을 향한 선택의 순간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인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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