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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화 주역 '베이비 부머'의 위기

시계아이콘00분 59초 소요

산업화의 주역인 '베이비 부머'세대가 벼랑끝에 서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에 떼밀려 조기 퇴직하고, 퇴직 후 준비 안 된 노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자살과 이혼 등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어제 베이비부머의 주력 계층인 이른 바 '58년 개띠'가 속한 50~54세 남성의 2009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이 62.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년 전 같은 연령대의 자살률(15.6명)보다 4배나 많다. 같은 기간 남자 30~34세 자살률은 149%, 40~44세는 193% 늘었다.

이혼율도 증가 추세다. 50~54세 남성 이혼자는 2006년 1만1792명에서 지난해 1만5813명으로 34.8%, 여성은 7628명에서 1만1689명으로 53.2% 각각 늘었다. 이혼율이 남자 0.76%에서 0.83%, 여자 0.50%에서 0.59%로 높아졌다. 전체 인구의 이혼율은 남ㆍ녀 모두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베이비 부머들의 위기는 심각한 정도다.


위기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자살 충동 이유로 남성의 44.9%가 경제적 어려움을 들었다. 1997년 외환 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50대의 자살률이 급증했던 점도 그 방증이다. 이혼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이혼한 50~54세 남성들은 이혼 사유로 경제문제(14.3%)를 성격차이(42.2%) 다음으로 꼽았다.

물론 조기 퇴직으로 인한 정신적 박탈감, 경제력 약화로 인한 가장으로서의 지위 상실 등 가족 간 갈등에서 빚어지는 심리적 불안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베이비 부머의 위기는 준비 안 된 은퇴, 준비 안 된 노후가 얼마나 큰 고통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위기가 한꺼번에 분출됨으로써 사회 문제로 번지기 전에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공적연금 외에 개인들이 스스로 개인연금 가입 등 2중, 3중의 노후 안전망을 미리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은퇴세대의 불안과 빈곤은 결국 국가의 부담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령자에 맞는 일자리 창출, 사회 안전망 확충 등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노후 설계 시스템 구축에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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