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천정부지' 기름값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자가폴주유소. 그러나 공식적으로 품질을 인증받은 자가폴주유소는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석유관리원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관리원이 올 1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자가폴주유소 품질보증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유소는 전국 6개로 집계됐다.
7월 현재 전체 자가폴주유소 수가 739개인 것을 감안하면 품질을 보증받은 주유소가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품질보증프로그램이란 자가폴주유소의 혼합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석유관리원이 정기적인 품질 검사를 통해 정품을 보증하는 것이다.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단점을 줄여줄 수 있는 품질보증 프로그램에 자가폴주유소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을 참여 비용에서 찾고 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비용의 80%를 보조한다고 해도 주유소가 부담해야하는 금액만 120만원"이라며 "품질보증에 의해 매출이 더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선뜻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시적인 기간도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 한국석유관리원과 품질보증프로그램 협약을 맺으면 1년간 품질을 보증받게 된다. 신청기간은 올 연말까지로 프로그램의 연장여부가 아직 결정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지식경제부에서 품질보증 프로그램 사업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지경부로부터 향후 사업을 지속할지 중단할지에 대해 통보를 받은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가폴주유소의 품질 관리에 대한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석유관리원이 1만8220개 주유소, 대리점 등 석유제품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사석유제품을 취급한 자가폴주유소 적발률이 주유소 현황 대비 12.7%로 가장 높았다.
SK에너지폴을 단 주유소는 5341개를 검사, 64건을 적발해 적발률 1.4%를 기록했으며, GS칼텍스는 1.3%, 현대오일뱅크는 1.6%, 에쓰오일은 3.2%에 그쳤다. 자가폴주유소에 대한 지속적인 품질관리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한편 지경부는 자가폴주유소를 확대하기 위해 자가폴주유소 협의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가폴 전환비용으로 하반기부터 주유소당 1억7000만원 지원하며, 공공기관 차량의 자가폴주유소 구매를 확대하고, 신용카드 할인을 적용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자가폴주유소란 SK에너지나 GS칼텍스처럼 대기업 브랜드를 달지 않은 무상표 주유소를 뜻한다. 정유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월말처럼 정유사에서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할 때를 이용해 싼 값에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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