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은 14일 '2011년, 주요국 FTA 추진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06년 이후 118건(총 301건 가운데 39.2%를 차지)의 FTA가 발효됐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FTA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어 우리도 FTA 추진에 속도를 내 경쟁국 대비 유리한 무역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FTA 추진을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가 EU, 미국 등과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껴, 이들 국가와의 FTA 협상 개시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의 ECFA를 발효하여 상품 서비스 등 일부 분야의 자유화를 단행한 바 있고, 현재 동 협정을 전체 품목으로 확대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양국간의 FTA가 체결될 경우 소위 차이완으로 일컫는 양안(兩岸)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ASEAN은 경제블록 차원에서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근린 경제대국과의 FTA를 성공적으로 발효한데 이어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독자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 EU는 이러한 움직임을 활용해 ASEAN 개별국가와 FTA 협상개시를 연달아 성공하며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환태평양 지역 9개국이 참여하는 TPP 확대 협상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동 협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수출 확대는 물론이고 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을 견제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노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세계적인 FTA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역시 FTA 추진을 가속화해 경쟁국 대비 유리한 무역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선 비준이 지연되고 있는 한-미 FTA를 조기에 발효, ▲중국, 일본이 경쟁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는 호주 등의 시장 선점,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의 양자 FTA 협상 개시 등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진호 무역협회 FTA통상실 연구원은 "업계는 FTA 원산지 기준을 염두에 둔 원자재의 공급망 재구축, 내부 전문가 육성 등FTA 무역시대에 걸맞은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 및 유관기관도 이와 같은 FTA 활용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지속해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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