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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中企·소상공인 "명절대목은 옛말..기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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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수 실종…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난 가중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승종 기자]# 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중소 가전업체 A사는 올해 추석 연휴에 이틀을 더 쉬기로 했다. 최근 가동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져 비용절감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외국인 직원을 위한 행사도 이번 추석엔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이 회사 대표 B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명절에 특별히 갈 곳이 없는 외국인 직원을 위해 회사에서 차례를 지내고 선물도 준비했지만 올해는 여건이 안 좋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 서울 관악구에서 식품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추석이 오히려 더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온누리상품권이 많이 풀리면서 시장에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오히려 상가가 아니라 시장에서 규모가 큰 마트에 더 몰린다"며 "명절특수는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말했다.


연중 가장 큰 대목이라는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내수시장이 몇년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출시장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원자재가 부담은 늘고 자금줄 역할을 할 금융권도 갈수록 깐깐해지는 양상이다. 정부도 서민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선 "일회성 도움으론 해결하기 힘들다"며 회의적인 반응 일색이다.


중소제조업체들의 업황전망치는 1년 가까이 부정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매달 조사하는 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지난해 10월 100.4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9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추석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건 최근 몇년새 같은 통계에서 드러난다. 2009년과 2008년에는 추석이 있는 달이면 경기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지수가 10 포인트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2포인트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실물경기가 오랜 기간 부진한 까닭에 추석이라고 해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실제 기업들의 체감도를 나타내는 업황실적지수는 더 안좋다. 지난 4월 92로 최고수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떨어져 지난달에는 83.9로 조사됐다.


생산을 위한 원자재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다 금융권 대출이 여의치 않아진 점도 부담이다. 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주요 금속·섬유·유화원료 등 주요 원자재 56개의 가격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평균 27% 이상 올랐다.


정부가 최근 가계대출을 중단한 일 역시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겐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다음 대상은 자신들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소규모 IT업체에 있는 한 담당자는 "최근 금융권 대출한도가 줄고 심사가 까다로워져 추가대출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에 있는 한 중소 금형업체 대표도 "대기업 상당수가 추석 전에 대금지급을 마치겠다고 했지만 우리 같은 2·3차 협력사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정부가 최근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일 역시 그만큼 서민경제가 처한 상황이 어렵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들이 일선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대표적인 게 중소기업청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이다. 중기청은 올해 지난해 추석보다 3배 정도 많은 800억원 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 봤다.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목표로 한 금액에는 도달할 것으로 보이나 애초 취지대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소상공인들이 상품권 받기를 꺼리는데다 환전하는 데 불편함이 있어 실제 거래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65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가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원활하다"는 18%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고 내수에 치중하는 기업일수록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해(소기업 46.5%, 내수기업 47.1%) 중소상인들이 한가위 대목을 즐길 여력이 없음을 나타냈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도 지난해에 비해 3.7% 줄었다.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진 건 최근 소비트렌드에서도 읽힌다. 대표적인 게 소셜커머스가 누리는 '반짝특수'다. 소셜커머스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는 9월 매출이 전달에 비해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체로 구입을 약속하는 대신 낮은 가격을 보장하는 이 거래방식이 인기를 끈다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졌다는 뜻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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