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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한국 '기업하기 죄송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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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청회 청문회 뺨쳐..입도 벙긋 못하는 기업들

2011년 8월 한국 '기업하기 죄송한 나라'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17일 국회 지식경제위 공청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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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이창환 기자] 정치권에 난타당했지만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해체론' '무용론' 등 서슬퍼런 비판이 쏟아졌던 오전 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었다.

17일 국회 공청회 직후 마련된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원 티타임은 의외로 차분했다. 허창수 회장은 내내 가슴을 조였던 임원들을 다독였다. "(정치권의 비판을) 더욱 더 잘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자"는 말도 잊지 않았다. 티타임은 30분만에 조용히 끝났다.


티타임이 열리기 6시간 전인 오전 11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주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청회가 개최됐다. 예상대로 재계 성토장이었다. 6월 공청회가 무산된 데 자존심이 상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렸다. "동반성장을 무시한 대기업의 횡포" "국민을 우습게 아는 안하무인격인 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청회가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난 오전 12시. 일본 출장길에서 급거 귀국한 허창수 회장이 공청회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비아냥이 들렸다. 일부 의원은 "왜 이렇게 모시기 어렵나요. 우리 회장님"이라고 비꼬았다.


급기야 전경련 해체론이 등장했다.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을 위한 공생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이제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도 "전경련이 국민과 국회에 보여준 모습은 전국경제인로비연합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신공격성 발언도 빠지지 않았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질문에 허 회장이 머뭇거리자 "먹통이시구먼요"라고 쏴붙였다.


허 회장은 연신 머리를 숙이면서도 할 말은 다했다. 허 회장은 동반성장이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대기업이) 대단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잘못된 사람 때문에 확대 재생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다른 단체장들도 거들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동반성장은 기업이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시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희범 경영자총연합회장은 "동반성장의 문제가 반 기업정서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후 4시30분. 공청회는 끝이 났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한 대기업 임원은 "재계단체가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국회에 불려가 야단을 맞는 모습을 보니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공청회가 아니라 청문회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정치권의 재계 때리기를 지켜본 일부 기업 직원들이 퇴근 후 씁쓸한 마음으로 소주잔을 기울이던 오후 7시30분.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도 출입 기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정 부회장은 전경련이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른데 대해 적극 해명했다. 술 잔이 몇차례 돌고 경직된 분위기가 풀리자 동석했던 전경련 임원들도 하나둘 입을 열었다. 한 임원은 "재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따가울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청회 폭풍’이 재계를 훑고 지난 간 18일. 전날 공청회를 바라본 여론의 평가는 판이하게 달랐다. 보수 언론은 "정치권의 위압적인 태도에 재계가 난타당했다"고 재계를 편들었다. 반면 진보 언론은 "재계가 변명만 늘어놨다"고 재계를 공격했다. 극명하게 엇갈린 두 시선. 2011년 8월18일, 재계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정일 기자 jaylee@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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