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8개국 홍역 대유행…헉, 해외여행 가야하는데 우리 애는 어쩌나
-2차까지 접종땐 예방효과 99%…휴~ 날짜 안 됐어도 미리 맞으면 OK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홍역은 느닷없이 나타나 보건당국을 긴장시킨다. 때론 '홍역 퇴치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최근에는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지역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예방접종을 홍보하고 나섰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다면 목적지 국가의 홍역 정보를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또 어떻게 하면 홍역으로부터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을지도 챙겨두자.
◆유럽 8개국서 집중 발생= 6월까지 유럽 38개국에서 1만 2000여건의 홍역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6명이 사망했다. 벨기에ㆍ프랑스ㆍ세르비아ㆍ스페인ㆍ스위스ㆍ마케도니아의 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ㆍ영국ㆍ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에서 90% 이상이 보고됐다.
홍역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집중적으로 생긴다. 나이가 너무 어려 접종 대상이 아닌 12개월 미만 유아부터, 50세 이상 성인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감염 위험이 있다.
홍역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주로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전파된다. 감염된 사람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바이러스는 2시간 이상 공기와 표면에 존재한다. 개인위생이나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피하는 등 생활요법이 추천되지만 이를 통해 100% 감염을 막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예방접종만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으로 꼽힌다.
◆예방접종 맞고 여행 떠나세요= 어린이의 경우 2회에 걸친 홍역 예방백신(MMR, 홍역과 볼거리, 풍진 혼합백신) 접종을 마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통상 MMR 백신은 생후 12∼15개월에 첫 번째, 만 4∼6세에 두 번째 백신을 맞는다. 접종 기록은 예방접종도우미(http://nip.cdc.go.kr) 사이트 또는 예방접종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접종 스케줄을 따르지 않는 아이가 많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MMR 1차 접종률은 88% 수준이지만 2차 접종률은 51%에 불과하다.
1차 접종률은 높지만 2차는 잊고 있다가 초등학교 입학 때 접종 확인서를 제출하기 앞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입학 직후의 1,2차 접종률은 95%에 이른다.
결국 홍역이 유행하면 1차 접종 이전의 12개월 미만 영아나, 1차 접종 후 2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다. 통상 1차 접종으로는 90%의 예방효과, 2차까지 마치면 99%로 효과가 올라간다.
◆접종 시기 아닌데 여행을 해야 한다면= 1차 접종 시기가 아직 오지 않은 생후 12개월 이전 영아도 홍역 유행지역으로 출국한다면 1차 접종을 맞고 가야 한다. 1차를 맞았는데 아직 2차 시기가 오지 않은 만 3세 이하 아이도 2차 접종을 미리 끝내고 출국하는 게 좋다. 보통 홍역 예방백신을 맞으면 1∼2주 정도 후 항체가 형성된다. 접종 가능여부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소아과 전문의와 상의한다.
양수연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의무이사는 "1차 접종 이후 최소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른도 안심할 순 없다. 물론 홍역은 나이와 상관없이 한 번 앓으면 평생 면역력이 지속돼 다시 감염되진 않는다. 하지만 접종 후 10년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2∼3%에선 다시 홍역에 걸리기도 한다.
즉 1970년 이후 태어난 어른 중 홍역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홍역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어른이 홍역에 걸리면 아이보다 훨씬 증상이 심하다. 폐렴이나 기관지 경련, 중이염, 축농증 등 합병증도 더 많이 나타난다. 면역력 확인이 안 된 10대와 성인 역시 예방 백신을 적절한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감수성이 있는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한다. 발병하면 발열ㆍ콧물ㆍ결막염ㆍ홍반성 반점ㆍ구진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발진은 볼 쪽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발진이 온 몸으로 퍼지고 고열이 동반된다. 기침과 콧물에 설사가 함께 오기도 한다. 유아는 탈수를 일으키기 쉽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해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10∼12일이 걸린다. 때문에 휴가철 해외여행이라면 귀국 후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귀국 후 2주 이내 발열 또는 발진이 나타나면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거나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양 의무이사는 "증상의 특성상 발열과 발진만 보면 쉽게 홍역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며 "해외에 오랜 기간 체류하는 사람이라면 홍역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각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ㆍ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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