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2년차 아파트.."분양가보다 더 비싼 전셋값"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올해 하반기 입주한 지 2년이 돼 재계약 시점을 맞은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셋값이 껑충 뛰면서 인근 새 아파트 분양가를 넘어선 곳이 나타났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시내 주요 입주 2년 아파트의 전세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72㎡ 전셋값이 인근 새 아파트 분양가를 넘어섰다. 현재 이 아파트 172㎡의 전셋값은 13억원으로, 2년전 보다 5억8000만원(65%) 뛰었다. 특히 3.3㎡당 전셋값은 2500만원대로 지난 4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송파구 송파동 반도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한 래미안송파파인탑( 3.3㎡당 분양가는 2280만원대)보다 비쌌다.

래미안반포퍼스티지는 입주 2년차 2400여 가구의 대규모 아파트이나 전세매물이 없는 아파트로 유명하다. 교육·교통·편의시설 등 뛰어난 입지에 위치해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많고 이미 자리를 잡은 세입자들이 교육문제로 쉽게 이사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다. 이에 따라 수억원씩 오른 전셋값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는 전세자금대출을 받거나 반전세로 전환해 재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신규 수요자에게 전세물건이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2년만에 전셋값이 2배 가까이 뛴 곳도 있다.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3단지가 대표 사례. 지난 2009년 3월 입주할 당시 전세가격이 1억500만원 안팎이었던 이 아파트 공급면적 82㎡의 현재 전셋값은 2억500만원이다. 2년만에 95%나 오른 셈이다. 강일동 강일리버파크2단지, 고덕동 고덕1단지 아이파크도 기존 대기 수요에 외부에서도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덜한 강북에서도 기본 30% 이상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북구 석관동 석관래미안 79㎡는 1억4500만원에서 2억500만원으로, 노원구 상계동 수락리버시티3단지 110㎡는 1억6000만원에서 2억750만원으로 각각 41%와 30% 올랐다.

홍채진 부동114 연구원은 "올 하반기 서울에서는 17개 단지가 입주 2년차가 도래할 예정이지만 전세물건을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존 세입자들이 급등한 전셋값에도 대부분의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고 국지적으로 개발이주 수요 등도 맞물리면서 하반기 전세매물 품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