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잠정치 대로 좋지 않았다. 당초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영업이익은 반도체와 LCD 시황 부진으로 급격히 꺾이며 3조75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갤럭시S2를 첨병으로 한 무선사업부의 선전으로 최악의 상황 면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힘겨운 2분기를 보냈다.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영업이익률도 19.6%에 그치며 20%선을 하회했다. 반도체 사업부의 주력인 D램(DDR3 1Gb 기준) 값은 지난 5월 1.02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6월말 0.92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년 동기 2.6달러를 상회하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급락세다. 낸드플래시 값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내려갔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더욱 위축된 상태라 실적 개선이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35nm 공정에서 수율이 향상됨에 따라 원가절감이 예상되고 차세대 공정인 25nm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어 실적 개선의 가능성도 있다.
LCD사업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TV 판매 부진으로 LCD 패널 판매가 침체를 걷고 있다. 40~42인치 TV용 LCD 패널은 지난 5월 후반기 237달러를 회복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6월에는 보합세에 그쳤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8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LCD사업부는 올 2분기에는 -3%의 영업이익률로 21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전기(-23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로 적자폭도 크게 줄이지 못했다. 최근 사업부장과 부사장급 임원을 모두 교체하고 디바이스솔루션(DS)총괄 산하로 편입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지만 전방산업의 시황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하반기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돋보이는 것이 갤럭시S2의 신제품 출시 효과를 앞세운 휴대폰 사업부의 성적이다. 애플에 밀려 고전하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익 기준 166%의 신장을 이뤄냈다. 전년대비 10% 후반대가 증가한 스마트폰 판매 대수도 호실적을 증명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분기 애플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애플과 노키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2034만대와 1670만대다. 3분기 애플이 아이폰5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흐름이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는 기대치 수준의 성과를 냈다. TV는 수요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한자리 성장에 그쳤지만 프리미엄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선진 시장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받고 있는 TV 분야의 돌파 전략이 어떻게 제시될 지가 관심거리다.
LCD의 부진과 휴대폰의 호조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3분기 실적의 방향키는 반도체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도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역시 실적이 나아질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현 수준보다 조금 더 나빠지거나 비슷한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며 "매크로(거시) 지표가 나아져야 제품 판매나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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