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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망령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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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유럽연합(EU)이 지난주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했지만 오히려 화살이 되어 돌아와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심화시키는 분위기다. 그리스 최대 지원국 독일이 유럽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역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사실상 합의안 자체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독일 집권 연정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로존의 부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EFSF와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자금시장에서 문제시되는 유로존 회원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EFSF의 권한을 대폭 확대한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에 반하는 내용으로 역할을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으로 범위를 제한하자는 의미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그리스와 같은 배를 탄 처지로 벼랑끝에 몰려있는 처지"라면서 "이들 나라의 재정상황이 매주 심각한 우려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그리스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한 단계 더 떨어뜨리고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안은 민간 채권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리스 정부의 부채 구조조정안은 결국 선택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도 앞서 그리스 신용등급을 디폴트 바로 직전 수준으로 강등하고 선택적 디폴트 가능성은 100%라고 경고했다.


그리스발 불똥은 이웃 섬나라까지 옮겨 붙었다. 무디스는 이날 지중해 동부에 있는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2단계 하향조정했다.등급 전망은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키프로스의 그리스 채무불이행 노출 정도가 매우 커 잠재적인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키프로스 은행들의 그리스 국채 익스포져는 유로존에서 가장 크다. 유럽은행감독청(EBA)에 따르면 사이프러스 은행권 자산의 약 3분의 1이 그리스 국채다. 시프러스 은행과 마핀 파퓰러 은행(Marfin Popular Bank)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는 각각 24억유로, 34억유로다. 또 은행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9배나 돼 그 충격파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에는 부채감축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가 포함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헤어컷(채무할인) 등 더욱 강도 높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로존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채무교환보다 헤어컷이 부채감축에 더욱 효율적이며 수준은 50% 이상이 돼야한다"면서 "실질적인 민간투자자들의 손실도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20%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도 최근 연구에서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향후 10년간 15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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