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기업을 못 이긴다 (6) CJ GLS 이천 저온 물류센터
식당·체인점 식재료 취급…냉동센터 철저한 온도관리
[이천=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0일 오후, 이천에 위치한 CJ GLS의 저온물류(FW)센터에 들어서자 센터 관계자가 두터운 외투부터 건넸다. “꽤 추울 테니 껴입으세요”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잠시. '영하 18.6도'가 적힌 문을 통과하자 두 계절을 건너뛴 추위가 온몸을 감쌌다. 하얀 입김과 함께 두 손은 저절로 주머니를 찾고 있었다.
CJ GLS의 이천 저온물류센터는 부지 8만5000㎡(약 2만5712평), 연건평 1만9720㎡(약 5966평) 규모로 지난해 개장했다. 경기, 충청, 강원 지역의 학교 급식, 프랜차이즈 식당, 호프집 체인 등에 공급하는 식재료를 저장하고 보급하는 일종의 '허브(Hub)'다. 하루 평균 이 센터에서 외부로 나가는 물량만 5만3000박스를 훨씬 웃돈다.
타 물류센터와 다른 특이점은 '저온' 물류 즉, 냉장, 냉동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6611㎡(약 2000평) 규모의 냉장센터는 4~6도, 3305㎡(약 1000평) 규모의 냉동센터는 영하 18~19도 상태를 늘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더운 날에도 이곳 센터직원들에게는 두터운 작업복이 필수다.
권명욱 이천FW센터장은 “상온, 냉장, 냉동 등 3가지 상태로 나눠 모든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며 “여름철이라 각 센터별 온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내 직원들은 급식경로 작업이 본격화되는 시간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재고품을 보관하는 2층 창고에서 쌀, 사리면, 양념장 등 이날 배송될 물량들이 1층으로 줄이어 내려왔다.
1층 상하차 공간에는 거래처별 번호, 이름표가 붙은 롤테이너 수백개가 대기 중이다. 급식물량 주문이 마감되는 오후 5시 이후부터는 센터 내 직원들이 각 품목들을 손수 분류해 배송지별 롤테이너에 담게 된다. 이후 확인 작업을 거쳐 입구에 대기 중인 트럭에 물건을 싣는 식이다. 이 모든 작업은 상온, 냉장, 냉동 등 각 상태에 맞춰 분리된 각각의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특히 여름에는 냉장, 냉동식품 관리가 더욱 어려워 매일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라는 것이 권 센터장의 설명이다. 권 센터장은 “냉장, 냉동식품 관리에 더 주의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연계된 만큼 자칫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온도관련 시스템을 체크 중”이라고 강조했다.
소단위 물량 배송이 많고 유통기간 관리가 까다로운 냉동센터는 숙련된 작업자들만이 투입되는 파트다. 영하 20도에 가까운 냉동센터는 겨울용 작업복을 입고서도 20분 이상 연속작업이 어려워, 20~30분 간격으로 교대 작업·휴식이 이뤄진다.
권 센터장은 “급식, 외식, 체인 등 각 경로별로 하루 5차례로 나눠 기사들을 교육시키고, 배송 전에는 각 차량별로 온도기록지 등을 확실히 체크 중”이라며 “냉동, 냉장센터의 경우 차량을 대는 공간 사이로 바깥바람이 들어오지 않게끔 크기도 정확히 맞춰 틈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24시간 체제로 돌아가는 물류센터에서 가장 바쁜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다. 가장 물량비중이 큰 급식경로와 외식경로, 체인경로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권 센터장은 “급식경로의 경우 5시간에 걸친 입고, 적치, 분류 과정과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검수, 상차과정을 거쳐 새벽 2시부터 배송이 본격화된다”며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가락시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천FW센터의 일 처리 물량은 300t 상당으로, 대부분이 계열사 CJ프레시웨이 물량이다. 냉장, 냉동물류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계절에 따른 물량차이는 크지 않다. 여름철에는 단체급식물량이 줄어드는 대신 타 경로의 냉장, 냉동물류 소폭 늘어나는 식이다.
권 센터장은 “언제나 꾸준한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매년 저온물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물량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국내에 저온물류센터는 부족하다”며 “공사비가 일반 물류센터보다 2배 이상 들고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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