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백제 궁궐에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신라 출신임을 이유로 선화황후(신은정)와 의자왕자(최원홍)를 핍박한 사택비(오연수)는 황후, 의자, 무진(차인표)에게 스파이 누명을 씌운다. 무왕(최종환)은 무진을 빼고 황후와 왕자를 살려주겠다는 사택비의 제안을 무시하고 셋 모두를 궁궐 밖으로 빼내지만 사택비는 위제단을 이끌고 이들을 뒤쫓는다. 결국 황후는 자결하고 무진과 아내는 궁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 의자와 헤어져 계속 도망친다.
오늘의 대사: “두 번이나 나를 능멸하느냐?” - 사택비
영웅서사에서 악역은 영웅이 시련을 딛고 부활하는 과정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영웅을 방해하기만 한다거나 끊임없이 영웅을 쫓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면 악역은 작품에서 주변 인물로 전락하고 만다. <계백> 2회에서는 의자와 무진 일행을 쫓는 사택비의 심리가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사택비는 백제의 분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신라 출신의 선화황후와 의자왕을 몰아내려 한다지만, 1회 마지막부터 2회 내내 무진에게 미련이 있는 정인으로서의 사택비만 강조됐다. 마차를 타고 도망치던 무진이 위제단을 앞세운 사택비와 만나는 씬에서는, 사택비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무진에게 “두 번이나 나를 능멸하느냐”고 뺨을 때리는 사택비의 모습이 등장하며 사택비의 심리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백제를 위해 무진을 원하는 것인지, 단지 자신을 버린 정인을 얻고 싶은 것인지 혹은 그 두 가지 모두인지 사택비의 욕망이 뚜렷해지지 않는다면 사택비의 행동은 연민이나 공감을 얻기 전에 집착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영웅을 쫓는 사택비의 명분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쫓기는 이들 또한 평범하게 그려질 수 있다. 앞으로 <계백>의 과제는 악역의 명분을 확고하게 쌓아 올리는 일이 될 것이다.
Best & Worst
Best: 드라마 주인공은 계백이지만 이와 함께 나라를 이끌어 갈 의자왕 또한 주요 인물이다. 1회를 통해 의자왕자는 핍박받는 어머니에게 힘을 주려하고 힘없는 아버지를 안타깝게 여기는 인물로 그려졌다면 2회에서는 왕이 되고자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했다. 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서 왕의 자리를 기꺼이 포기한 의자왕자는 2회에서 어머니가 죽자 도망치지 않고 궁궐로 돌아갈 것을 다짐한다. 의자는 함께 도망가자던 무진에게 “지금 도망가면 다시는 궁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고 나름의 판단을 내린 후 궁에 돌아가 해야 할 일들을 명확하게 말한다. 의자의 이런 당찬 면모는 무진의 아내에게 “훗날 뱃 속의 아이와 만난다면 꼭 아우로 삼을 것입니다”라고 한 말과 함께 계백과의 만남을 기대하게 했다.
Worst: 무진이 위제단으로부터 피해 일행과 함께 도망치는 장면에서 액션 연출이 아쉬웠다. 모두 참하라는 사택비의 명을 받은 위제단은 무진에게 다가갔고 무진은 조용히 공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무진이 땅에 떨어진 칼을 드는 컷에서 다음 컷으로 이어지는 순간, 슬로우 모션이 급하게 시작됐고 결투 장면은 너무 빨리 끝났다. 결국 슬로우 모션 효과는 짧은 액션 장면에 과한 힘이 들어간 연출처럼 보였다. 더구나 앞 줄에 있던 여러 명의 위제단을 검으로 밀어 한 번에 제압하고 도망가는 무진의 모습은 마치 뒷 줄에 있던 위제단이 무진의 도망을 기다리는 것처럼 표현돼 아쉬움을 남겼다. 위제단과의 싸움이 황후와 왕자를 지키는 무사답게 그려졌다면 어땠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아이라인만큼이나 무서운, 무진을 향한 사택비의 집착.
- 옷 속에 품고 있던 칼로 호위 무사를 쓰러뜨리는 사택비 시녀들의 위엄.
- 이현우와 노영학이 등장한 예고. 이현우와 노영학인가, <무사 백동수>의 유승호인가. 누나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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