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이번주 뉴욕증시는 일희일비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미국 재무부가 정한 채무한도 상향조정 시한(내달 2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시한은 다가오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쉽게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 의회가 결국 파국을 야기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안하면 채무한도에 대한 논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채무 위기와 관련해서 지난주 마련된 반전의 계기가 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유발할 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8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었고 이탈리아는 재정 긴축안을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본격화되는 어닝시즌은 변동성 요인이지만 어닝 쇼크가 많지 않다면 불확실성 해소 요인이 될 수 있다. 첫째 주를 마친 어닝시즌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1.40%, 2.06% 하락해 3주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도 2.45% 내려 4주만에 하락반전했다.
◆ 본격화되는 어닝시즌
어닝시즌이 본격화된다. IBM(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존슨앤존슨, 웰스파고, 애플, 야후(19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베이, 인텔(이상 20일) AT&T, 포드, 모건스탠리, 펩시코, 트래블러스, 마이크로소프트(이상 21일) 제너럴 일렉트릭(GE), 캐터필라, 맥도날드(이상 22일) 등이 이번주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알코아, JP모건 체이스, 구글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 어닝시즌 첫째주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이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39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74%가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발표했다.
PNC 애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전반적으로 우리는 긍정적인 2분기 기업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센 포트폴리오의 롭 맥클레버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기업 수익성은 솔직히 매우 좋다”며 “기업들이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펜하이머 애셋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해 기업 이익 증가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침체기와 비교한 이익증가율은 강력할 수 밖에 없으며 대부분 기업들은 약달러로 수혜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가 둔화되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 이익 전망이 약해질 것이라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팩트셋 리서치는 2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기지 관련 막대한 배상금을 쌓아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외할 경우 이익증가율은 1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채무한도 논쟁 진진 있을까
거듭되는 채무한도 상향조정 논쟁은 기업 실적과 함께 이번주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다.
무디스에 이어 S&P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쉽게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하원은 채무한도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당초 이번주 휴회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월가에서는 협상 시한으로 정해진 내달 2일까지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증시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클레버는 “정치가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려하고 있지만 해법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그 결과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결국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와 이탈리아 재정긴축안 통과로 채무 위기의 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는 유럽은 이번주 21일 유로존 정상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의 당초 15일로 예정된 긴급 회동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됐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스페인 5개, 그리스 2개, 오스트리아 1개 등 총 8개 은행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 했고 총 25억유로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은 여전하지만 최소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주택 부진은 선반영된듯
경제지표로는 이번주 주택 관련 지표를 눈여겨 봐야 한다.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이상 18일) 6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19일) 6월 기존주택판매(20일) 5월 연방주택금융감독청(FHFA) 주택가격지수 등이 공개된다.
전반적으로 개선은 기대되지만 여전히 부진하다는 인상을 씻어주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택 부진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스톤은 “모든 지표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지표 외에도 5월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 보고서(18일) 7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6월 경기선행지수(이상 21일) 등이 공개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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