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3 불도저 추진력 (상)
MK의 현대·기아 10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절대 줄어드는 법이 없다. 2008년과 2009년 세계경제에 불어닥친 금융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R&D 투자 비중은 4.0%로 확대됐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R&D 투자액은 해마다 매출액의 3~4%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003년 37조8071억원 가운데 3%인 1조1382억원을 연구개발부문에 투입한데 이어 이듬해인 2004년에는 전체 매출액의 3.3%인 1조4042억원을 R&D 예산으로 책정했다.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에도 현대차는 역대 최대비율인 매출액의 4%를 연구투자에 할애했다. 2008년과 2009년 연구개발비는 각각 1조9247억원과 1조9923억원이다. 그리고 지난해 R&D 투자비용은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연구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2005년 5400명에서 지난해에는 6790명까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석박사 인재는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회장은 R&D와 관련해서는 절대적으로 관대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출시한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차량의 핵심인 각종 엔진의 독자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2004년 현대ㆍ기아차는 2.0, 2.4ℓ급 세타엔진을 개발했으며 2006년에는 디젤 S엔진 3.0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9년에는 4.6ℓ급 타우엔진을 개발해 세계 10대 엔진상을 수상했다.
연구소 임직원들은 정 회장의 세심한 배려를 잘 안다. 밤낮으로 고생하는 연구원들이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연구소 바닥에 레드카펫을 깔도록 했으며 상당한 애착을 보이는 파워트레인 개발부서에 대해서는 "연구비 걱정을 하지 말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하이브리드차 개발 당시를 떠올리면서 "회장님의 R&D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혀 관련이 없는 회의석상에서도 개발 현황을 질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차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끔 만드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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