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소기업간 격차는 더 커져
[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30만6131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0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의 성장성, 수익성 및 안정성지표가 모두 전년대비 개선됐다.
성장성을 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세계경기회복에 따른 수출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2009년에는 2.6%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해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총자산과 유형자산은 각각 전년말대비 9.6%, 8.1% 늘었다.
매출액증가율은 자동차, 운수업,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총자산은 자동차, 석유화학, 도소매 등의 업종이 크게 상승했다. 유형자산은 제조업이 8%에서 9.7%로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비제조업이 9.2%에서 6.5%로 둔화되면서 증가폭이 8.6%에서 8.1%로 축소됐다.
수익성 면에서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전년 5.2%에서 5.9%,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4.4%에서 5.5%로 상승했다. 매출액대비 영업외수지 비율도 -0.8%에서 -0.4%로 적자폭이 개선됐다.
수익구조로 보면 매출액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은 매출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중이 전년 94.8%에서 94.1%로 축소된데 따라 5.2%에서 5.9%로 0.7%포인트 확대됐다. 매출액대비 세전순이익 비중은 영업이익의 증가와 영업외수지 적자폭 축소로 전년 4.4%에서 5.5%로 1.1%포인트 확대됐다.
안정성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전년 123%에서 114.8%로 낮아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차입의존도는 28.9%에서 28.2%로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채무가 다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잉여금이 증가하면서 자기자본과 총자산이 더 크게 늘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부문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나타났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전년 0.4%, 5%에서 18.5%, 16%로 크게 상승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수익률은 대기업이 각각 6.5%에서 7.8%, 7.1%에서 8.8%로 상승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6%에서 5.5%로 낮아졌으며 매출액세전수익률은 4.2%에서 4.3%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각각 96.1%, 136.9%에서 86.3%, 134.4%로 낮아지만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매출액중 수출액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3%에서 18.3%로 상승했으며 50% 이하인 내수기업의 경우 1.5%에서 16.8%로 상승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수출기업이 각각 전년 6.5%에서 7.8%, 8.7%로 상승했다.
하지만 내수기업은 5.9%, 5.5%에서 6%, 5.4%로 소폭 상승하거나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각각 107.1%, 111.7%에서 90.6%, 112.8%로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규모별, 수출비중별로 보면 성장성은 대기업, 중소기업 및 수출기업, 내수기업 모두 크게 회복됐지만 수익성과 안정성에 있어서는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의 전년말대비 하락폭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며 “이는 대기업의 차입금 증가 규모가 중소기업보다 작았으나 이익잉여금 증가 규모는 더 컸던 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기업은 이익잉여금 증가로 부채비율이 크게 하락한 반면 내수기업은 단기차입금 증가 영향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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