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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에 대한 세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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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에 대한 세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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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는 기능성 영화다. 용도가 뚜렷하다. 정서적 함양이나 철학적 성찰을 위해서 이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영화에서 캐릭터와 드라마를 포기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팝콘무비의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영화니까. 시각과 청각의 극한 자극으로 두뇌가 마비되길 원한다면 <트랜스포머> 시리즈 3부작은 최선의 선택이다. ‘달의 이면’이라는 부제가 붙은 3편을 포함하는 이야기다. 아니, 3편이기에 더욱 그렇다. 실망스러웠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 이어지는 <트랜스포머3>는 이전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장황하고 거창하며 화려하다. 거대한 로봇들의 양쪽으로 나뉘어 싸우는 통에 대도시 빌딩숲은 쑥대밭이 되고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는 엿가락처럼 부러진다. 아수라장이 된 도심 속에서 주인공들은 살아남아 용맹하게 세계를 지켜낸다. 스토리 자체만으로는 한심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팝콘영화로는 이 정도면 최상급이다.

남자들은 왜 <트랜스포머>왜 열광하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전형적인 ‘키덜트 판타지’다. 어른이 되기 직전인 10대 소년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악당들에 맞서 지구를 지켜낸 주인공은 대형 변신로봇과 친구가 되고 성공한 남자의 전리품인 매끈한 스포츠카, 섹시한 미녀를 얻게 된다. 평범한 시골 소년은 이렇게 세상의 중심에서 영웅으로 급성장한다. 이것은 1편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변신 로봇은 이 같은 요인과 더불어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SF 블록버스터로 만들어놓았다. 관객들인 왜 소년이 주인공이어야 하고, 별로 하는 일 없는 미녀가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하며, 로봇이 자동차로 변신해야 하는지, 죽은 줄 알았던 로봇들이 왜 자꾸 되살아나는지 애써 궁금해 하지 않으면서도 <트랜스포머>에 열광한다.


<트랜스포머3>에 대한 세가지 질문

<트랜스포머>는 애초부터 속편의 의미가 크지 않은 영화였다. 1편에서 이미 완결된 이야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소년은 이미 1편에서 어른이 됐고 영웅이 됐다. 2, 3편은 사실상 1편의 영상 혁신을 재활용해 반복, 확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속편의 캐릭터나 이야기가 헐거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악역인 디셉티콘 로봇이 메가트론에서 다른 로봇으로 바뀔 뿐 영화는 오토봇 군단과 디셉티콘 군단의 대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객은 이미 전도됐다. 대단한 이야기를 기대하며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찾는 관객은 많지 않다. 여기서 ‘스토리’는 스펙터클한 액션 시퀀스와 컴퓨터 그래픽이 지루하지 않게 장면과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기본적인 장치이자 시간의 운송수단일 뿐이다. CG와 3D가 만들어낸 로봇 판타지면 충분하다. ‘사이즈’가 중요한 우리에게, 재현된 판타지는 크면 클수록 좋다. 일본 메카닉 애니메이션의 상상력과 할리우드의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 액션 연출에 대한 경외가 있다면 <트랜스포머3>의 판타지에 열광할 이유는 더 분명해진다.


<트랜스포머3>는 왜 시카고를 택했나?


<트랜스포머3>은 디셉티콘과 전쟁에서 밀리던 오토봇의 우주선이 달의 이면에 불시착해 오토봇의 스승인 센티넬 프라임이 의식을 잃은 채 40여년간 묻혀 있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미국 정부와 손을 잡은 오토봇은 디셉티콘의 음모도 모른 채 센티넬 프라임을 지구로 데려온다. 전쟁은 이렇게 다시 시작된다. 국가로부터 훈장을 받았으나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던 ‘88만원 세대’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전쟁으로 뛰어든다. 하이힐을 신고 별 생각 없이 전쟁터를 뛰어다니던 금발미녀는 자신이 인형처럼 데리고 살던 백수 남자친구로부터 구원받는다. 로봇인건 인간이건 캐릭터는 대체로 전형적이고 고정적이며 평면적이어서 애초 예상한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관객은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1편에서 미국 LA, 2편에서 이집트였던 배경은 이제 시카고로 넘어왔다. 이집트 사막이 로봇 대전투를 펼치기에 얼마나 밋밋한 배경이었는지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시카고 빌딩숲에 환호성을 지를 만하다. 상처의 공간인 뉴욕을 피했으니 미국 관객들에게도 안심이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시카고는 디셉티콘 군단과 오토봇 군단-인간 연합군이 요란하게 싸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가 <트랜스포머3>에 열광하는 건 현재 할리우드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액션과 시각효과 그리고 3D 영상이 아니었던가. 스토리의 개연성에 의문을 품기도 전에 영화는 눈이 휘둥그래질 만한 액션 시퀀스로 관객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특히 영화 후반부 30분의 전투신은 최근 몇 년간 제작된 액션 블록버스터들 중 최고라 할 만하다.


<트랜스포머3>에 대한 세가지 질문


<트랜스포머3>의 CG와 3D는 어떻게 우리를 매혹시키나?


영상 이미지의 충격에 있어서 <트랜스포머3>는 1편을 따라잡을 수 없다. 뭔가 새롭고 신선한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액션 신의 규모를 키우고 컴퓨터 그래픽의 정교함을 추구한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가장 큰 변화라면 이전 두 편과 달리 3D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로봇의 전투 액션과 3D의 결합은 <트랜스포머> 시리즈 팬들에게 무척 매혹적이다. 악당 로봇의 공격에 공중으로 튀어 올라간 샘 윗위키를 범블비가 손으로 잡아 구하는 장면은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 3D의 결합이 얼마나 정교해졌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3D 효과를 주기 위해 별 의미 없이 넣은 액션 시퀀스도 많다. 레녹스(조시 더하멜) 부대원들이 윙수트를 입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오로지 여름 영화의 청량감을 위해 봉사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스카이다이버의 몸에 3D 카메라를 장착해 시속 240km의 자유낙하 속에서 이 장면을 촬영했다. 영화는 이렇게 관객을 3D와 아이맥스 상영관으로 유도한다.


<트랜스포머3>를 보는 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유사하다. 새로 등장한 디셉티콘의 쇼크웨이브가 거대한 촉수로 마천루를 두 동강 낼 때 관객은 롤로코스터 위에서 ‘안전한 불안감’을 만끽한다. 등장인물들이 쇼크웨이브의 공격을 피해 대형빌딩 안팎으로 미끄러져 뛰어다니는 모습을 3D 안경과 함께 따라가는 건 신나는 만큼 피곤한 일이다. 마이클 베이는 허리가 부러진 빌딩의 외벽와 내부를 재현한 장면에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실제로 경사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할리우드는 가끔은 복잡한 CG보다 현실과 연결된 가상 체험이 관객을 더 짜릿하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윙수트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시각효과를 한층 더 생생하게 만드는 것은 3D 효과다. <아바타> 이후 3D 붐에 편승했던 영화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트랜스포머3>는 공들인 3D 영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단언컨대 CG와 3D의 조합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는 관람료는 아깝지 않을 것이다. <트랜스포머3>는 어차피 CG와 3D가 만들어내는 로봇 판타지가 거의 전부인 영화가 아니었던가. 이제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롤러코스터에 탑승할 차례다.


<트랜스포머3>에 대한 세가지 질문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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