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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리더십]“밑바닥 물고기, 10년 뒤 세계 5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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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시장 수면에 떠오른 현대·기아차
지금 MK의 저 발언은 이제 현실이며 현재진행형이다
MK리더십의 비밀 그는 단순하게 말한다 "해봐"..이것이 기적을 만들었다


[MK리더십]“밑바닥 물고기, 10년 뒤 세계 5위 됩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02년 1월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어려운 경영 여건을 잘 극복해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세계적인 메이커로 도약하는 기초를 굳건히 다지는 해가 되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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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바텀 피더(Bottom Feeder)'.


수면위로 올라가면 자신보다 크고 강하면서 빠른 물고기들에게 잡혀 먹힐까봐 바다나 호수의 차가운 바닥에서 일생을 보내는 물고기를 일컫는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현대자동차에 붙여준 별명이 '바텀 피더'였다. 지난 1986년 미국시장에 첫 진출한 현대차는 21세기를 앞둔 당시 만해도 여전히 '저가 브랜드', '덤핑 브랜드'로 치부됐고, 심지어 바텀 피더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지난 2000년 9월 25일 계열 분리된 현대차그룹이 양재동에 마련한 신사옥에서 처음으로 가진 출범식을 겸한 임직원 통합조회가 열렸다. 축하와 영광의 미래를 기대하는 박수 대신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더 컸다.


홀로서기에 나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러한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을 터. 하지만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05년에 세계 5위의 품질을 확보하고 2010년에는 5대 자동차업체로서 거듭나도록 노력하자"는 GT5 비전을 발표했다. 이어 늘 그래왔듯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자고만 말했다. 2% 부족해 보이는 비전 선포였지만 이게 다였다.


11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를 바텀피더라고 부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수면 위에서 '고래(미국 자동차 빅3)'와 '상어(일본 도요타)'를 괴롭히는 성난 물고기로 화려하게 변신했고, 정 회장은 말 그대로 톱5에 등극하며 비전을 실현했다.


◆실적으로 말했다= 지난 2000년 계열 분리 당시 현대차그룹 10개사의 자산총액은 34조393억원, 연간 매출액은 27조1049억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재계 순위 5위(공기업 제외)였다. 분리전 현대그룹의 자산 총액이 88조원으로 재계 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었다. 중공업과 건설 등 그룹 3대축 가운데 자동차 하나만 떨어져 나온 현대차그룹이 삼성이나 LG, SK 등과 '규모의 경쟁'을 하기에는 무리일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2005년 현대차그룹은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 2위(자산 총액 56조원, 그룹 매출 67조원)에 오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창업주 시절 '현대 對 삼성'이라는 재계 양강체제를 부활시킨 것이다. 이해에는 현대ㆍ기아차 양사가 수출과 내수 포함 총 339만6000여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6위에 올라섰다.


성장을 거듭한 현대차그룹은 외형이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155조1884억원, 매출액 129조7081억원으로 덩치를 더욱 키웠다. 출범 때에 비해 각각 455.9%, 478.5% 성장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부채비율은 매년 줄어 지난해 116.9%를 기록했는데, 이는 삼성그룹(148.4%) 보다 낮은 것이다. 정 회장은 내실 경영에도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이어 올해 5월, 현대ㆍ기아차는 마침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진출 25년 만에 월간 판매기준 5위에 등극했다.


[MK리더십]“밑바닥 물고기, 10년 뒤 세계 5위 됩니다”


◆'즐거운 푸대접', 그룹 비중 축소= 정 회장은 현대차 CEO가 아닌 '현대차그룹' 오너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전 계열사의 균형있는 동반성장을 이뤄냄으로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잭 웰치 GE 회장 등 글로벌 기업 CEO와 대등한 지위에 올랐다.


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수치가 있다. 그룹에서 차지하는 현대차의 매출 비중이 매년 하락했다는 것이다. 2000년 출범 당시 그룹 전체 매출액에서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2.6%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 수치가 작년에는 28.3%로 떨어졌다. 올초 인수한 현대건설을 제외해도 30.7%에 불과하다.


국내 10대 그룹과 비교하면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빛을 발한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차지한 비중은 43.6%, SK이노베이션(SK그룹)은 39.1%, LG전자(LG그룹) 27.4%, 롯데쇼핑(롯데그룹) 28.2%, 포스코(포스코그룹) 49.3%, 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그룹) 62.5%, GS칼텍스(GS그룹) 62.5%, 대한항공(한진그룹) 48.7%, 한화(한화그룹) 15.5%였다.


대표기업 비중이 낮다는 것은 그룹 계열사들이 고르게 동반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것은 업계의 호ㆍ불황 사이클에 따라 그룹의 실적도 널뛰기를 하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계열사의 고공 성장은 눈여겨 볼 만하다. 현대차를 제외하고 지난해 기준 연매출 4조원 이상을 기록한 계열사는 총 7개사다.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현대제철(구 한보철강)과 기아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의 주범이란 비난을 받았다. 두 회사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 각각 그룹 2위, 4위 계열사로 성장하며 정 회장 리더십의 상징이 됐다.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93.3%로 현대차(258.1%)보다 수치가 높았다. 기아차 직원 1인당 매출액은 7억1356만원으로 한 식구가 된지 처음으로 현대차(6억5499만4496원)을 제쳤다. 지난해 민간기업 최초로 고로를 가동한 현대제철 매출 성장률은 625.2%로, 고로 가동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의 '자원 순환형 기업' 체제를 완성했다.


정 회장이 CEO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던 현대모비스(구 현대자동차서비스)의 매출 성장률은 무려 838.5%, 올해 증시에 상장된 현대위아(구 현대정공)는 730.9%에 달했으며,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650.5%, 378.6%를 기록했다. 다시 한 식구가 된 현대건설(174.7%)은 홀로서기 시절에도 국내 1위 건설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온 만큼 올해부터 '현대차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해봐"의 변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에 자주 던진 질문은 "해봤어?"였다. 실천없는 행동은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다는 지론이 깔린 말이다. "해봤어?"라는 질문을 받은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으며, 정 회장도 이런 아버지 밑에서 늘 행동했다.


하지만 자신이 최고 책임자로 올라선 정 회장은 "해봤어?" 대신 "해봐"라는 말로 바꿨다. 모든 이들의 반대와 우려에 정 회장은 설득 대신 "해봐"라고만 말했다. 이 말 속에는 미래를 내다보고 결과를 예측한 정 회장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의 리더십은 성공 진행형이다.


아시아경제가 앞으로 진행하는 'MK리더십'은 바로 정 회장의 "해봐"라는 화두에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했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MK리더십 특별 취재팀(이정일·채명석·최일권·김혜원·조슬기나 기자) MK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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