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 실망도 없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선진지수'라는 용어가 주는 이미지의 영향이 큰 탓이다.
◆용 꼬리가 닭 머리보다 더 좋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선진지수 편입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 열을 올렸다. 닭(신흥시장) 머리보다는 꼬리이더라도 용(선진시장)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금은 '별무효과'라는 시각으로 선회했다. 신흥시장지수에 서 차지하는 한국증시의 비중이 13%나 될 정도로 큰데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오히려 들어오는 자금보다 나가는 자금이 더 클 수 있다는 논리다. 용의 꼬리이기보다 닭의 머리인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다.
요즘은 주요 외신들도 이런 관점에 동조한 기사를 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은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큰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진지수 편입이 된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정하면서 원화 가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편입 안 되면 '선진시장' 아니다(?)
MSCI가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따지는 항목은 매우 다양하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기에 뭔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증시는 이미 선진시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MSCI와 비슷하게 지수를 만들어 제공하는 FTSE나 S&P, 다우존스 등은 이미 우리를 선진지수에 넣어 놓았음이 이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지수사용권을 둘러싼 MSCI와 KRX간의 줄다리기에 더 주목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이번 편입 불발은 한국 시장의 질적인 성장 문제라기보다는 비즈니스의 문제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MSCI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해서는 증시 접근성 및 투자성(investability)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며 시장지위를 그대로 뒀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