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코스피 지수의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결정을 앞두고 지수 편입 효과와 관련해 신중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MSCI가 선진지수 편입을 조건으로 한국거래소에 지수사용권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지수 편입이 국내 증권시장에 되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MSCI의 연례 시장분류 심사결과는 오는 22일 오전6시 발표된다. 이번 심사에서는 우리나라와 대만의 선진지수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09년부터 심사대상에 올랐지만 2회 연속 고배를 마셨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로 세번째 도전이지만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다. MSCI 선진지수 지수 편입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적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MSCI측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우리나라 지수 사용권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같은 의구심은 더 커졌다.
MSCI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 지수사용권 문제 등을 이유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MSCI가 지난해처럼 선진지수 편입을 조건으로 지수 사전 승인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거래소 측이 이를 거절했던 것. MSCI는 코스피 선물 지수를 이용해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MSCI측 요구가 알려지면서 관련업계에서는 MSCI지수 편입 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업적인 용도로 코스피 지수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관계 있는 FTSE가 이미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했고 다수의 선진국 펀드들이 우리나라를 편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MSCI나 WGBI(시티글로벌 국채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외국 자본이 국내로 밀려들왔다"고 덧붙였다.
외신도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에 그쳤다. 블름버그통신은 우리나라가 선진지수에 가입될 경우 선진국 자본은 투자시장으로 유입되겠지만, 신흥국 자본은 빠져나가면서 자본흐름이 정상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선진지수 편입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선진지수 편입이 오히려 비중 축소의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현재 MSCI 이머징 지수에서 한국은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큰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진지수 편입이 된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정하면서 원화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CI측과 협상을 진행했던 거래소 정보사업부 관계자도 이번 지수 편입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지수편입으로 외국계 자금유입에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부터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대수익률은 낮을 수 있지만 외국계 자금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부정적인 측면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