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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결혼이민자의 친정엄마 되고 싶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5초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친정엄마가 곁에 있는 것처럼 도와주고 싶어요." 베트남 출신 등터융(31ㆍ사진)씨가 다누리콜센터의 전화상담원으로 첫발을 내디디며 밝힌 포부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지 6년째인 그는 결혼 초창기를 떠올리며 어려웠던 순간들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14만 결혼이민자의 친정엄마 되고 싶다 다누리콜센터 전화상담원으로 활동하는 등터융(31)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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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제일 답답하고 힘들었던 등터융은 "너무 외로워서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며 "특히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엄마가 된 이후 더욱 더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한국어교실에 다니며 공부하고, 친구도 사귀면서 아이 양육과 관련한 크고 작은 고민과 궁금증을 해결해 나갔다. 그는 "아이를 낳고 나니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막막했지만 먼 곳에 계신 친정엄마 대신 지원센터가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에게 큰 힘이 돼준 지원센터처럼 이제 그녀 자신도 후배 결혼이민자를 돕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를 비롯한 9명의 선배 결혼이민자들은 20일부터 다누리콜센터(1577-5432)의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며 후배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는 상담원 역할을 맡게 됐다. 이들은 중국어ㆍ베트남어ㆍ캄보디아어 등 10개국 언어로 각종 생활 안내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결혼이민자와 그 가족을 위해서는 통역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14만 결혼이민자의 친정엄마 되고 싶다 다누리콜센터에서 전화상담을 받고 있는 상담원들

콜센터는 평일(월~금)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폭력피해 등 긴급사항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 등 관련기관으로 연계해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누리콜센터 개소식에 참석, "다누리란 '다문화 가족이 모두 누리다'라는 뜻으로, 다누리콜센터가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4만 결혼이민자의 친정엄마 되고 싶다 다누리콜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이날 다누리콜센터가 문을 여는 데는 특히 포스코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누리콜센터는 포스코로부터 매년 5억 원씩 3년 간 지원받아 운영하게 된다. 개소식에 참석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다문화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의 작은 면까지 세심하게 보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누리콜센터는 이런 뜻이 이룬 결실"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포스코는 지난해 6월 '다문화가족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사회전반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다누리콜센터 외에도 결혼이민자 창업자금 대출, 다문화가족 자녀 이중언어 지원, 다문화포럼 개최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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