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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 "中心 알아야 만리삼성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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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재능은 반드시 배움을 필요로 한다.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성취할 수 없다."(제갈량의 '계자서(誡子書)' 중)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 "中心 알아야 만리삼성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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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삼성이 출범 16년만에 새로운 '배움'을 시작했다. 이미 대중화권 매출이 500억달러를 넘어섰고 22개 삼성 계열사가 144개의 거점을 거미줄처럼 쳐놓고 있지만 '제2의 삼성' 건설이라는 '거대한 도약'을 위해 초심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9만1000명의 삼성대군의 지휘관으로 부임한 강호문 부회장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인식은 다 틀렸다"고 단언했다.


중국음식이 다 기름지고 짝퉁이 중국 디자인의 기본(?)이라는 뒤처지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혔다가는 10년 후 중국삼성의 생존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강 부회장은 "취임 후 5개월여 간 정치와 문화, 사회,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중국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려서 사업에 임해야 함을 깨달았고 이를 본격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다들 깨닫고 있다. 하지만 접근방법이 각양각색이다.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음식은 모두 기름지다고 생각하지만 출장 다닐 때 잠깐 먹어 본 음식이 고정관념을 심어준 것이다. 중국의 기술수준, 특히 디자인 능력이 한국을 쫓아오기 힘들 정도로 낮게 보지만 이 또한 직접 다녀보니 아니더라. 실제 보니 일부 제품은 디자인도 우수하고 정보기술(IT)분야의 발전 속도도 굉장하다.


강 부회장은 이미 1970년대부터 중화권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 왔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수출, 컴퓨터 사업부장,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중국 공장도 거느려봤다. 그가 중국삼성 부임 당시 중국을 좀 안다고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중국삼성의 수장으로서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파악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중국삼성 사령관으로서 발견한 중국의 강점은 무엇인가.


▲중국에서는 매년 대졸자가 600만 명이나 배출된다. (우리나라 올 2월 대졸자수는 약 18만 8000명이다.) 또 한국에서는 서울에 인재가 집중돼 있어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우 지방에서는 인력충당이 힘들 정도다. 하지만 중국은 대국이다. 지방도시에서도 쉽게 인재를 구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것을 중국의 가장 큰 강점으로 본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장점을 활용하는데 소극적이었다. 누군가가 10년을 내다보고 씨앗을 뿌려야 나중에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삼성은 현지 우수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주요 도시를 돌며 기업설명회 등 개최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삼성의 현재 인력은 9만1000명이다. 지난 2007년대비 3만명 가까이가 늘었다.


최근에는 베이징대, 칭화대 등 유명대학 졸업생들의 공무원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지방우수인력으로 인력풀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요우덴(北京郵電)대학과 석ㆍ박사과정에 휴대폰 전공을 개설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고 매년 석박사 12명을 삼성전자에 입사토록 하는 등 산학협력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 "中心 알아야 만리삼성 쌓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쑤저우에 7.5세대 LCD공장 기공식을 가지고 LCD클러스터 조성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의 외국기업 우대정책의 변화에 우려를 하는 기업들이 많다.


▲시장환경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예측해서 잘 대응해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 중국 시장환경이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기 때문에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도 공장을 운영할 때 장기계획 없이 시장의 요구에 그때 그때 반응하는 편이다. 새로운 공장을 지을 때도 4∼5년 전부터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강 부회장은 부임 후 지난 5개월간 중국 각지의 지법인과 주요 도시를 다니면서 10년 전 이건희 회장의 말씀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꼈다고 했다. 2001년 이 회장은 "중국의 대응전략이 삼성의 생존전략과 함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부회장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 성공의 관건은 '전략적 상상'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상상'은 무엇을 뜻하나.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나타날 것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을 그냥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고 공부해서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중국에서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다파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아니라 중국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과 사업을 개발, 창조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역수출하는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Created in China)로 변모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한국이 중국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기업만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과의 소통을 통한 쌍방적 교류가 중요한 것 아닌가.


▲상호존중의 소통문화를 구축해 나가려고 한다. 중국삼성 임직원들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고 경청하고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현재 중국삼성은 '제2의 삼성건설'이라는 대명제 아래에서 중국내 연구개발부터 디자인, 제조로 이어지는 현지완결형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강 부회장이 주요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회공헌활동이다.


중국삼성은 지난 6년간 100개의 삼성애니콜희망소학교를 건설했고 해마다 2050명의 환자들에게 시력회복수술을 해주고 있다. 매년 백내장 수술센터 및 맹인훈련센터를 각각 5개씩 설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농촌지원프로그램, 청각장애인도우미견센터, 대학생들의 서부 빈곤지역 농촌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서부대양광행동'을 꾸준히 지원중이다. 특히 2008년 쓰촨대지진과 작년 위수지진에는 각각 3500만위안과 1000만위안을 기부해 외자기업 중 최고의 성금액을 기록했다.


삼성이 중국삼성의 CEO를 부회장직급으로 선임한 것은 강호문 부회장이 최초다. 강 부회장이 담당하는 계열사만 22개다. 그만큼 중국시장을 생산기지나 판매처로 단순히 분활하지 않고 통 큰 경영에 나설 경영자로 삼성은 '강호문'을 택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에서 반도체, 정보통신, 전자부품, 신소재 등을 두루 거친 '테크노CEO'로 통했기 때문이다.


강 부회장 "21세기 기업의 생존은 중국에서의 성패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제2의 삼성건설이라는 대명제 달성여부가 5~10년 후 삼성그룹 전체의 모습을 그려나갈 것이고 그 중심에 현재 재능과 뜻을 겸비한 강 부회장이 적극적인 '배움'으로서 길을 넓히고 있다.




베이징=특별취재팀(박성호ㆍ서소정ㆍ조슬기나ㆍ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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