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보다 실거주 주민 많은 편..롯데 슈퍼타워 등 호재에도 매수세 뒷받침 안돼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잠실에서 옛 30평대 전세 구한다면 적어도 4억7000만~5억원대다. 서울에서 웬만한 30평대 아파트 사고도 남는다. 그래도 시세차익 보고 팔려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많다."(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인근 R 중개업소 관계자)
양도소득세 거주제한 완화에도 3년차를 맞은 서울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는 여전히 거래가 잠잠하다. 롯데 슈퍼타워 등 호재에도 매수세는 여전히 얼어붙은 모양새다.
6월부터 서울과 과천, 수도권 5대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의 9억원 이하 주택은 2년 거주의무가 사라져 1가구1주택자의 경우 3년 이상만 보유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취지로 내놓은 5·1부동산 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다. 9억원 이상 주택도 9억원 초과 부분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매기므로 세금혜택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2008년 입주해서 올해 3년이 된 서울 잠실 대단지 아파트 매매시장이 주목할 만 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는 2008년 7월부터 9월까지 ▲잠실 리센츠(주공 2단지) 5563가구 ▲잠실 파크리오(시영) 6864가구 ▲잠실 엘스(주공 1단지) 5678가구가 차례로 입주를 맞이했다. 이번 대책으로 보유는 했지만 거주요건을 못 맞췄던 일부 집주인들이 시장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특히 2015년 123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롯데 슈퍼타워나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 등도 매수세가 꺾인 시장에선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잠실 리센츠정문 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규제 완화에도 변동사항이 크게 없다. 양도세보다 오히려 경기침체나 금리인상이 문제다”며 "롯데타워의 경우 호재는 맞지만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서 크게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가을 전세대란 조짐에 대형평형의 전세거래가 늘어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잠실1번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은 주력평형인 옛 33평대 거래가 대다수인데 대형평형 물량이 지난 한 주동안 전세로 많이 거래됐다"며 "아직 이주는 안 했지만 주로 대형평형을 찾고 있는 강남 청실아파트 쪽에서 불안함 때문에 8월께 이사할 것을 미리 계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올 들어 입주 3년차 잠실 대단지의 매매시세는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채 평행선을 그리며 잠잠하다. 그나마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아 시세라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잠실 엘스 전용면적 109.09㎡ 매매가는 올 3월 이후 10억20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 리센츠 전용 109.09㎡도 6개월동안 9억8500만~9억9500만원대다. 잠실 파크리오 전용 108.22㎡ 매매시세도 8억9500만~9억500만원선이다.
김은진 부동산1번지 팀장은 "양도세 거주기준 완화 자체가 매도자를 움직이게 하는 대책이라 매수자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매수자들이 세금 때문에 집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므로 거래 증가로 연결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 단지가 모두 기존 아파트 재건축 단지로 잠실동 토박이 집주인들이 계속 거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거래를 줄였다는 분석도 있다. 김 팀장은 "조합원 지위로 입주했던 집주인들이 팔기보다 보유하려는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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