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04년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서 월세로 살아온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26)가 지난달 마침내 집을 마련해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매입 가격은 700만 달러(약 75억 원). 면적 465m²에 수영장, 음악 감상실, 침실 5개가 딸려 있지만 다른 억만장자들의 대저택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뉴욕주 새가포낵에 자리잡은 억만장자 아이라 레너트의 4000m²짜리 대저택은 가격이 2억 달러다. 침실 29개, 욕실 39개, 만찬실 3개, 수영장 3개, 널찍한 안마당 두 곳, 오렌지밭 한 곳, 164석을 갖춘 극장, 농구장·체력단련실·볼링장으로 이뤄진 별관이 딸려 있다.
레너트는 비상 발전 시설이 갖춰진 대저택에 소장 미술품을 진열할 개인 박물관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에는 러시아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 유리 밀너가 최근 1억 달러에 매입한 2323㎡짜리 프랑스풍 맨션이 있다. 그의 저택에는 실내 수영장, 실외 수영장, 테니스 코트, 무도회장, 와인 저장고가 마련돼 있다.
억만장자들은 주택 매입에 나설 때 으레 제3자를 통한다. 물론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일단 매물을 손에 넣으면 억만장자답게 화려하게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새로 짓는 게 보통이다.
억만장자 론 배런은 집 한 채 없는 뉴욕주 브리지햄프턴 소재 16만1900㎡짜리 해안 농장에 1억300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헤지펀드로 떼돈 번 데이비드 테퍼는 지난해 4350만 달러에 매입한 새가포낵의 저택을 밀어버렸다. 그 두 배 되는 저택을 새로 짓기 위해서다.
대저택 리모델링·신축 전문 업체 앨커미RED의 설립자 앨런 피오키는 “억만장자들이 소유한 저택의 창 모두 방탄으로 처리하는 게 보통”이라며 “탁한 공기에 민감한 고객을 위해 독일 업체와 손잡고 최고의 공기 순환 시스템도 설치해준다”고 말했다.
마감재 역시 최고급이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자리잡은 대저택 ‘메종 드 라미티에’는 부동산 재벌에서 리얼리티 TV 쇼 스타로 변신한 도널드 트럼프가 보건의료 업계의 거물로 군림한 바 있는 에이브 고스먼의 파산 경매에서 2004년 4125만 달러에 매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무도회장, 온실, 30m짜리 수영장이 딸려 있는데다 145m의 해안가와도 면한 대저택에 금·다이아몬드 장식재에 자동차 50대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 덧붙여 2008년 러시아의 비료 재벌 드미트리 리볼로플레프에게 9500만 달러에 넘겼다. 트럼프는 애초 1억2500만 달러에 팔 생각이었으나 불경기로 팔리지 않자 값을 깎아 내놓은 것이다.
몇몇 억만장자는 와인이나 예술품을 수집하듯 비싼 부동산을 수집한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인 오라클 공동 설립자 래리 엘리슨은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인근 땅을 수년에 걸쳐 야금야금 사들였다.
그 가운데 우드사이드의 9만3000㎡ 부지에 들어선 저택은 16세기 일본 왕궁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는 인공 호수, 다실(茶室), 정자가 갖춰져 있다. 엘리슨은 이곳 저택 건축에만 1억 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말리부와 샌프란시스코의 이런저런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수억 달러나 썼다.
한때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들었던 에드라 블릭세스의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주 소재 97만1270㎡짜리 대저택 부지를 올해 헐값인 4290만 달러에 사들인 이도 엘리슨이다.
반면 재산 500억 달러로 세계 제3의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은 1958년 3만1500달러에 사들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면적 560㎡, 침실 5개짜리 회색 벽토 집에서 아직 살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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