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최근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두우'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홍보수석에 기용하자 주변에서는 "마침내 그가 왔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언젠가 그를 크게 쓸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두고 '실세', '왕수석'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하지만 적당한 표현은 아닌듯 싶다. 굳이 그를 표현한다면, 보다 무겁고 진중한 표현이 어울려 보인다. 그는 합리적이고 겸손하다. 청와대 안팎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홍보수석, 그 이상의 몫을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우선 그를 '구원투수'라고 불러본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4년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급한 과제는 레임덕(권력누수) 차단이다.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수군거림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청와대부터 결속하고, '일하는 정부'로서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투수에 비유한다면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적절하게 구사해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김 수석을 '대통령과 국민의 메신저'로도 바라본다. 홍보수석의 첫번째 책무는 소통이다. 정권초기부터 이 대통령을 괴롭히던 단어중 하나가 '일방통행'이다. 돌이켜보면 소통의 부재도 있었고, 잘못된 소통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비판을 넘어설 때가 됐다.
'직언(直言)하는 참모'의 모습도 기대해본다. 이 대통령은 김 수석을 100% 신뢰한다고 한다. 지난해말 청와대 참모진들과의 부부동반 만찬에서 "김두우실장은 대단히 훌륭한 인물이다. 앞으로 큰 일을 할 것이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직언도 서슴치 않아야 한다.
김 수석은 취임일성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사발령과 함께 정무2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메시지기획관,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경험하면서 생각해온 것들을 하나둘 씩 풀어놓기 시작했다.
당장, 여당은 물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여당과 호흡을 더 깊게 하고, 야당의 목소리도 경청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를 가능한 많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무 비서관들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정책을 설명하는 기회도 자주 갖겠다고도 했다.
김 수석이 내놓은 약속들은 이미 했어야 할 것들이다. 새 것을 만들기보다는 할 것을 하는 청와대, 지금은 그런 청와대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 김 수석이 있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이 아껴온 '김두우 카드'가 단순히 안정감 있는 정권 마무리를 위해서는 아닐테니까.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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