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중훈 한진 창업주 방계 기업 딜러사 막판 협상...재계간 수입차 격돌 한층 가열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기존 딜러사 부도로 국내 사업을 접은 미쓰비시 자동차가 이르면 9월 범한진가와 손잡고 영업을 재개한다. 범한진가의 참여로 재계간 수입차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는 국내 영업 재개에 필요한 딜러사 설립을 위해 범한진가와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관계자는 "6월 중순 협상이 완료되면 새 법인이 설립돼 판매망을 재건하고 9월께 본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쓰비시 자동차는 기존 딜러사인 '미쓰비시 모터세일즈 코리아(MMSK)'가 지난 4월 부도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새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새 투자자에 관련해서는 고(故) 조중훈 한진 창업주와 혈육 관계로 알려졌다. 협상 관계자는 "조중훈 창업주의 직계는 아니지만 방계 기업으로 수입차에 대한 의지가 매우 높다"며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94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자동차 명가로 사륜 구동 부문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십분 살리면 MMSK의 전철을 밟지 않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범한진가의 참여는 올해 첫 '10만대 판매'를 기대하는 수입차 시장의 재계간 경쟁을 한층 가열하는 의미도 있다. 현재 수입차 시장에는 GS, 효성, 두산, 코오롱 등이 참여해 그룹간 대리전을 치르는 중이다.
BMW의 최대 딜러사인 코오롱글로텍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4년간 각별한 애정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단일 딜러사로는 사상 첫 '월 1000대 판매'를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렉서스의 중견 딜러사인 센트럴모터스는 허창수 GS그룹 회장를 비롯해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장녀 허인영씨,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씨 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효성의 수입차 사업은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현준ㆍ현문ㆍ현상 형제가 주도한다. 효성토요타는 이들 3형제가 각각 20%씩, 총 60%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벤츠 딜러인 더클래스효성도 3형제가 각각 3.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혼다를 판매하는 두산모터스는 범두산가 기업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18.6%)을 비롯,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12.4%),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13.6%), 박석원 두산엔진 상무(12.1%) 등 4세들이 100% 지분을 소유했다(2010년 말 기준).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다 판매 가격이 높아 매출 확보가 안정적인 사업"이라며 "수입차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도 사라져 젊은 재계 오너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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