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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상사는 부하의 강점을 먼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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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박사의 리더십 이야기

고수 상사는 부하의 강점을 먼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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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현명한 사람들을 주위에 모으는 방법을 알던 사람, 여기에 잠들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이다. 조직생활을 할수록 이 평범한 말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리더의 가장 큰 재능이야말로 인재의 발탁, 적재적소 배치, 끊임없는 성장과 격려이기 때문이다. 약점 없는 인재 없고, 강점 없는 범재 없다. 단 문제는 그것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리더의 능력 차이일 뿐이다.

초나라 귀족 출신의 항우와 한나라 호족 출신의 유방은 인재 관리에서 대비되는 인물이다. 여러 가지 열세를 반전, 유방이 항우를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방은 황제로 즉위한 직후 신하들에게 이렇게 자평한다.


“내가 항우보다 유일하게 나은 능력이 하나 있다면 사람을 제대로 뽑아 현장을 맡기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다. 지도력은 부족하나 소하(蕭荷) 같은 재상을 발굴해 그에게 내정과 군수물자 관리를 맡겨 적시에 군량미를 조달할 수 있는 보급체계를 구축했다. 이것이 내가 황제가 됐고 항우가 황제가 될 수 없었던 이유다. 항우는 단 한 사람의 인재인 범증마저 쓰지를 못했다. 이것이 내게 패한 이유다.”

이는 단지 유방의 겸손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눈에도 그래 보였던 것 같다. 유방의 황제 즉위 잔치에 모인 인재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군사학의 최고봉 소하, 전설적 전략가 한신, 말 한 마디로 세상을 설득시키는 천부적 외교관 기량을 가진 장량 등 부하들의 후광이 황제인 유방을 압도할 지경이었던 것이다.


“저렇게 훌륭한 신하들을 다 통솔해 최후의 승자가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하고 숙손통에게 제자들이 묻는다(숙손통 역시 극진하게 유방을 보필하고 유학의 근본을 세우는데 업적을 세운 유학자다). 숙손통은 제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수레바퀴가 무거운 짐을 싣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튼튼한 바퀴살이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바퀴살을 쓰고도 힘의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수레바퀴는 살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살과 살 사이의 공간으로 되어 있다.


튼튼한 살이라도 엉성하게 박힌 바퀴는 힘을 내지 못하는 법. 바퀴를 만드는 비법은 그 살들 간의 공간에 균형을 잡는 장인의 능력에 있다. 저 중에 누가 그 장인에 해당하겠느냐? 유방이 그런 장인이다. 모든 부하가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리를 주어 일하게 하고 그들이 이룬 치적을 모두 그들의 공로로 돌려줌으로써 그들 간의 화합을 이끌어 낸 것이다.”


당신은 리더로서 구성원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가. 혹시 미운 오리새끼도 백조로 만들기는커녕, 백조도 미운 오리새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프로젝트, 팀장 중심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의 조직 트렌드에서 특히나 적재적소, 경쟁과 협력을 통한 구성원 성장과 조직 활성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집단(팀) 속의 개인과 각팀 구성원이 무엇을 잘하고 , 무엇에 약하고 , 무엇을 맡길 때 가장 잘해 낼 것인가 등 팀 구성원 각각의 개별적 내용들을 파악하는 것이 ‘이기는 성과’를 내는 상사들의 공통점이다. 평범한 성과를 내거나 더 낮은 저성과를 내는 상사들이 놓치는 부분은 팀 속의 개인별로 봐야하는 점을 놓쳐, 유방의 ‘바퀴살’ 만든 장인의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하의 타고난 재능을 키워주려고 노력하고 심지어는 본인조차 모르는 강점을 찾아서 개발, 성장시켜주는 것이 고수 상사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성장을 도와주려고 하는 진정성을 보이는 상사를 마다하는 부하는 없는 법이다. 시시콜콜 부하의 잘못을 들추어내 시정하고 꾸짖는 것은 하수 상사다. 부하의 잘못을 쫓아가며 들추지 말고, 부하의 장점 쓰일 곳을 찾아 리드하라.


토끼를 용궁에 배치하고, 거북을 육지에 배치하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은 뻔한 이치다. 어떤 사람이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에게 어떤 일을 맡기느냐가 더 중요한데도 하수 상사들은 자신의 용인(用人)은 탓하지 않고 부하 실력만 탓한다. 부하에게 제대로 어울리는 일을 맡겨라. 부하의 강점을 파악하라. 그 천성을 잘 살려줌에 따라 조직의 성과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고수 상사가 되려면 부하에게 “무엇을 할 수 없는가”보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를 물으라. 리서치 전문업체인 갤럽은 36개 기업의 7939개 부서에서 일하는 19만 8000명에게 “당신은 매일 직장에서 가장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이직률, 생산성 여러 가지로 물어본 이 설문 결과,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느낀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훨씬 더 활력이 넘치고 강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실에서 과연 그런 강점 발휘의 기회를 얻느냐는 질문에는 고작 20%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무엇을 말하는가. 다시 말해 뛰어난 조직이라면 모든 구성원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뿐 아니라 그 차이를 조직의 목적에 맞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의 특성에 따른 적재적소 배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직무특성이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무재설계는 성과의 질에는 평균 25% 이상의 증가를, 이직률과 결근율에선 15% 이상의 감소를 보이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양적 성과를 넘어 질적 성과를 이루고 싶다면 적재적소, 강점경영을 해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니라 리더의 의무사항이다. 당나라의 문사 유종원(柳宗元)이 쓴 ‘종수곽탁타전’에는 나무 잘 심는 노인의 비법이 나온다.


고수 상사는 부하의 강점을 먼저 본다

그 노인은 “내가 나무를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무의 천성을 잘 따라 그 성질을 이루게 할 따름이다”라고 그 비법을 말한다. 부하를 탓하기 전에 부하들의 강점을 제대로 파악해 활용하지 못한 리더, 당신부터 돌아보라.


김성회 칼럼니스트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일보>에서 활동한 기자 출신의 리더십 전문가이다.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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