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20∼30대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커머스 시장에 현금 10억원의 경품이 등장, 논란이 일고 있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2일부터 최대 현금 10억원을 걸고 회원가입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신규 가입자와 기존 가입자 중 한명에게 추첨을 통해 최대 10억원의 당첨금을 주는 이벤트다. 당첨금액은 1억원부터 시작했다. 100만명이 가입하면 당첨금이 10억원까지 늘어난다. 10억원 현금 경품은 사상 최고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그루폰이 지난 3일 15억원 규모의 공짜 행사를 진행하려다 결국 무산되는 '사고'를 일으켰다. 3000원 상당의 '파리바게뜨' 쿠폰 50만장을 회원 대상으로 준다고 홍보했지만 행사 시작 두 시간 전 거래가 철회됐다. 행사 업체와 막판 조율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루폰은 3일 오후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기껏 회원 가입한 수고가 물거품이 됐다'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아 업체 이미지에 타격만 입게 됐다.
그동안은 롯데백화점이 내건 2억원대 하늘을 나는 자동차, 3억원 상당의 우주여행 상품권, 6억원대 아파트가 고가 경품으로 분류 됐으며, 10억원대 현금이 경품으로 내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태생한 지 갓 1년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몸집에 비해 거액의 현금경품이나 공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얄팍한 상술로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위메이크프라이스가 내건 현금 경품 10억원은 이 회사의 올 예상 매출 1000억원의 1% 가량이다. 그루폰의 공짜 행사 규모는 지난달 매출 34억원의 40%를 넘어선다. 롯데백화점은 연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경우 주 고객층이 30대 이상으로 아파트 등의 경품을 내걸었지만 이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젊은층으로 대상으로 거액을 내걸어 젊은층의 한탕주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업계 전체에 타격을 주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와 그루폰 모두 가입자가 친구나 가족 등 다른 가입자를 더 불러모을 경우 이벤트 응모 기회가 늘어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종의 다단계 영업에 가깝다. 이처럼 '무리수'를 두면서 회원 유치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초기에 주도권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업계 상위 3사는 최근 들어 월 10억여원을 TV광고에 쏟아 붓고 있다. 여기에 각사가 회원유치에 나서며 마케팅비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 때문에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매출 중 수수료로 가져가는 부분은 대략 15~30% 선이다. 업체 1위인 티켓몬스터의 월매출은 150억 선. 높게 잡아도 한 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마케팅에 투자하는 셈이다. 하위 업체의 출혈은 더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올해 8000억원까지 시장이 커질 거라고 전망되고 있으나 이런 식으로 가면 남는 게 없다"며 "출혈경쟁 때문에 업계 전체에 거품이 낀 셈"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기 전에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다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서로 눈치를 보느라 경쟁이 더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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