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요층, 경기도 ‘고양·용인’ 선호도 1순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전세난을 피해 경기도행을 택했던 사람들이 자리 잡은 곳은 어디일까?
27일 온나라 부동산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의 서울 거주자 거래건수는 고양시와 용인시, 파주시 등이 많았다. 경기도로 내 집을 옮긴 서울 사람들의 선호도가 이들 지역에 몰렸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해 서울 전세난이 확산된 뒤 해당 지역의 거래량도 급격히 늘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에서 경기도로 몸을 피한 전세난민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손님 많이 찾은 ‘이곳’
이 기간 동안 경기도에서는 총 12만5575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2만7347건(21%)이 서울 거주자 거래다. 5건 가운데 1건이 서울 손님이었다는 이야기다.
경기도내 서울 거주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고양시다. 총 거래량 1만5077건 가운데 4462건으로 2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분양권 거래는 4491건으로 30%를 기록했다. 신규 분양한 분양권 가격이 입주한 아파트 가격보다 비싸고 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커 기존 아파트를 선호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고양 덕이·식사지구, 파주교하지구에 새 아파트 입주가 몰렸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아파트값 변동률 -6.22%를 기록하며 전국 하락폭 상위 5위에도 오른 점도 서울 수요를 끌어들였다.
용인시는 총 1만3814건의 거래 가운데 3642건(26%)의 서울 거주자 거래가 이뤄져 2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3194건(23%)이 분양권 거래로 기존 아파트의 인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시의 서울 거주자 거래건수는 2397건으로 전체 거래량(6913건)의 34%를 차지했다. 특히 파주시는 전체 거래량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264건(47%)이 분양권 거래로 이뤄졌다. 저렴한 아파트 공급이 줄을 잇고 도로 개선으로 서울과의 접근성까지 좋아진 탓이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입주가 이어진 총 7234가구의 교하신도시 물량도 거래건수를 늘렸다. 잔금을 내지 않은 미입주자들이 분양권 거래에 나선 것이다. 결국 분양권 거래 위주로 서울 실수요자들이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서울 전세시장 상승세도 거들었다. 시장 침체로 분양권 가격이 떨어져 전세 수요자들이 저렴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며 임대에서 매수로 갈아탄 것이다.
이어 총 1만335건의 거래 가운데 21%(2266건)가 서울 거주자 거래였던 화성시와 총 6630건 가운데 2077건(31%)의 서울 거주자 거래가 이뤄진 남양주시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의 분양권 거래는 각각 1723건(16%), 1416건(21%)으로 비교적 낮았다. 새 아파트보다 저렴한 기존 아파트를 찾는 서울 수요자들이 더 많았다는 분석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서울 거주자 거래가 많았던 지역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입주물량이 많고 가격 하락폭도 컸던 곳”이라며 “여기에 서울과의 접근성까지 좋아져 서울 밖으로 이사간다는 심리적 거리감까지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입주물량 감소, 전셋값 ‘↑’
이사수요층은 경기도 전셋값도 끌어올렸다. 지난 1분기 경기도의 전셋값 변동률은 6.68%로 5.01%를 기록했던 전분기보다 1.67%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3.1%의 변동률을 보였던 서울의 2배다.
저렴한 물건을 찾아 경기도로 이동한 수요층 외에 입주물량 감소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도 입주물량은 감소세가 시작돼 결국 1분기에는 8320가구만이 입주를 맞았다. 2만4277가구가 입주했던 전분기보다 70%가 줄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전셋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1만4000여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이 대기 중인데다 이어지는 3~4분기에도 각각 1만가구 이상이 준비하고 있다.
이다혜 부동산114 연구원은 “2분기 입주가 예정된 수도권 물량(4만6000여가구)은 지난 1분기와 비슷하지만 2분기에는 계절 수요가 위축되는 시기”라며 “결국 서울에서 경기로 넘어가는 이동층도 줄어 전셋값 상승세도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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