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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조총과 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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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16세기 후반 일본 전국시대를 사실상 통일한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을 전투에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지휘관이었다. 1575년 나가시노전투에서 당시 일본 최강의 기마대를 보유한 다케다군과 맞선 오다군은 3000명의 조총부대를 앞세워 무려 1만2000명의 최강 기마군을 섬멸한다.


조총이 일본에 들어온 것은 나가시노 전투가 벌어진 것보다 몇십년 전이다. 나가시노 전투전까지 조총은 보조전력일 뿐이었다. 장전해서 발사하는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탄환을 장전하고 심지에 불을 붙이는 동안 이미 적의 기마대가 코앞에 닥치면 총은 소용없게 된다.

이런 단점을 노부나가는 총포병을 3열로 배치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1열이 총을 쏘는동안 2열과 3열은 발사 준비를 해 연속 발사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3단 발사는 이후 임진왜란때 조선군을 압도하는데 한몫하게 된다.


하지만 나가시노 전투를 조총의 기병에 대한 승리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전투에 투입된 오다와 도쿠가와 연합군은 3만8000명이었다. 적군인 다케다군 1만5000면의 배가 넘는 숫자다. 여기에 오다는 다케다의 기만군을 유인하기 위해 몇단계의 방책을 세우고, 조총 부대의 공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몇달에 걸쳐 아예 산을 하나 만들어 버렸다. 적의 장점을 무력화시키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한 결과였다.

이보다 40여년 후인 1619년, 조선군은 명의 요청으로 후금(나중의 청)군과 맞선다. 당시 조선군의 핵심전력은 조총부대였다. 일설에는 조선군이 싸우는 시늉만 하다 후금군에 항복했다고 돼 있지만 사실은 달랐다. 조선군은 1만3000명이 출병해 8000명이 남았을 때 항복했다. 싸울만큼 싸우다 도저히 못버티니 항복했다는 해석이 오히려 진실에 더 가깝다. 당시 조선군은 항복 직전 벌어진 전투에서 핵심 조총부대가 궤멸된다. 1열에 배치된 조총의 탄환이 채 발사되기도 전에 후금의 기마군이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일본 대지진으로 저점을 찍은 후 코스피지수가 무려 300포인트 넘게 올랐다. 17%가 넘는 상승률이다. 시장이 웬만한 악재에는 끄떡 않고 힘찬 상승을 지속하다 보니 신중론을 찾기 힘들 정도로 긍정론이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잘 나갈때 멈출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보수적 조언은 치솟는 지수에 묻혀 귀에 들리지 않는다.


지수가 이렇게 오르고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만연한 상태지만 투자자들 모두가 '해피'한 것은 아니다. 오르는 종목만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지진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됐던 자동차와 화학, 에너지(태양광, 정유)가 1등이었다. 부지런하게 업종을 옮겨다닌 사람은 실패하는 장이었다. 최근 이틀간 IT주가 주목받았지만 IT가 시장의 중심에 선 것은 20일 하루뿐이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들이 더 많다. 전날 코스피가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스피시장 내 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오히려 하락했다. 종목별로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상승종목수보다 하락종목수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일부 중대형주 중심의 차별적인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인텔의 실적호전을 계기로 IT가 다시 시장 중심에 설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지만 그렇다고 기존 주도주들이 빠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 하나대투증권은 IT주 비중을 높이기 위해 비중축소를 할 업종은 금융과 통신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종간 순환매가 나타나기보다는 주도주 상승 흐름이 더욱 강화되고 시장이 위로 슈팅(shooting)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달러 인덱스가 52주 신저가를 갱신하면서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 미국 S&P500 옵션 내재변동성 지수 VIX도 2007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3월 후반부터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실적전망이 개선된 종목의 비율(34%)보다 실적전망이 하향조정된 종목의 비율(47%)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상승종목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 슬림화 장세가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장이라도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은 허다하다. 순환매를 쫓아간다며 이 주식, 저 주식을 왔다 갔다 하는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 이런 장에서는 유능한 스캘퍼(초단기 투자자)보다 주도주에 묻어두고 상승장의 끝을 보는 심정으로 기다리는 중장기 투자자의 수익률이 높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이 변화를 매일 성공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쫓기듯 매매해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든 후 움직여야 승산이 높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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