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KP케미칼 합병 재추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2015년 에너지 저장용 대형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해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습니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전지(배터리)상용화에 박차를 가해 '2018년 매출 40조의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범식 사장은 16일 기자들과 청계산 산행 후 가진 간담회에서 "대형 배터리 분야 연구에서 가장 앞선 미국의 에너지 업체 ZBB사와 화학흐름전지(CFB)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중"이라며 "2012년까지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2015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호남석화는 이번 공동 연구로 500킬로와트(KW) 급 '3세대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를 생산해 국내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이 분야 실증단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ZBB에너지사와 공동연구를 추진해왔으며, 최근 2단계 연구개발과정에 돌입했다.
정 사장은 이어 "대형 배터리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정도의 규모가 아니라 집채만한 크기의 초대형 배터리"라며 "LG화학이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포터블) 배터리 시장과는 목적과 분야가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는 LG화학의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안정성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대용량으로 개발하기에 더욱 적합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태양광은 낮과 밤에 따라, 풍력은 바람의 유무에 따라 잉여 전력 저장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에너지를 항시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대형 배터리)이 필요하다"며 "아직 세계적으로도 이 분야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없지만 2015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배터리 사업을 위한 소재개발과 관련해서는 "2차전지 핵심소재(음극재·양극재·전해질·분리막) 중 전해질은 KP케미칼이 기술력을 갖고 있고, 분리막은 호남석유화학에서 연구중"이라며 "분리막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하고 있는 습식 방식과는 다른 건식 방식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회사 KP케미칼과의 합병을 연내 재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양사가 합병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의 합병을 통해 '연결매출 14조원'의 기업 규모를 만드는 것이 해외시장 공략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남석화가 국내에서는 큰 기업일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결코 큰 기업이 아니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창구를 일원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사장은 양사 합병을 위해서는 "롯데 보유 지분 57% 외의 주주들에 의한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소액주주 양해만 있으면 바로 합병 할 생각"이라고 굳은 의지를 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부터 그룹 내 유화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의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에 나서면서 번번이 합병이 무산됐었다.
올해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에 취임한 정 사장은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이 영국과 러시아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상생과 효율의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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