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금속 무역업체 민메탈(五礪資源有限公司)이 잠비아의 구리 광구를 보유한 호주 소재 광업체 에퀴녹스 미네랄스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5일 보도했다.
민메탈은 에퀴녹스를 63억 캐나다달러(약 7조900억 원)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7캐나다달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토론토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에퀴녹스 주가에 프리미엄 23%를 덧붙인 것이다.
중국이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해외 광산에 45억 달러(약 4조9000억 원)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더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중국 전문가 데릭 시저스 박사(사진)는 2월 초순 헤리티지재단 웹사이트에 지난 수년 간 이어진 중국의 해외 투자 양태에 대해 분석한 매우 의미 있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먼저 중국 상무부의 공식 비(非)채권 대외 투자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의 지난해 대외 투자 규모가 565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총 대외 투자 규모는 2159억 달러다.
재미있는 것은 2007~2008년 중국 대외 투자 규모의 연평균 증가율이 60%를 기록하다 이후 증가세가 주춤했다는 점이다. 지난 5년 사이 중국의 공식 외환 보유고는 8190억 달러에서 2조8500억 달러로 늘었다. 쓸 돈이 쌓이고 쌓였다는 말이다.
시저스 박사가 2005~2010년 중국의 대규모 해외 엔지니어링ㆍ건설 투자까지 합해본 결과 규모는 대외 총 투자 규모는 3162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계약이 어느 나라에서 각각 체결됐는지 지도로 표시해봤다. 이는 중국의 야심이 어디에 집중됐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돈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호주·미국·나이지리아·이란·브라질 순”이다.
지난 6년 사이 중국은 340억 달러를 호주에 투자했다. 그 다음으로 미국에 281억 달러, 나이지리아에 154억 달러, 이란에 151억 달러, 브라질에 149억 달러, 캐나다에 100억 달러가 조금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이를 원그래프로 그려보면 중국이 전체 대륙에 고르게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라별로 볼 때 ‘톱 5’ 국가, 다시 말해 호주·미국·나이지리아·이란·브라질로 흘러 들어간 돈이 전체의 33%에 이른다.
시저스 박사는 중국의 투자 시도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례로 과거 사라하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투자 전망이 매우 밝았으나 성사된 것은 별로 없다. 향후 중국의 남미 투자 계획 가운데 일부도 어그러지리라는 게 시저스 박사의 생각이다.
투자 대상국의 규제나 단순한 협상 결렬로 무산된 투자 시도 규모는 1222억 달러에 이른다.
시저스 박사는 중국의 해외 투자를 부문별로 구분하기도 했다. 중국의 해외 투자 규모 가운데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에너지 부문이다. 에너지 부문은 총 투자 규모 1022억 달러로 전체 투자의 47%를 차지한다.
이어 금속 부문이 608억 달러로 28%, 금융·부동산 부문이 392억 달러로 18%를 차지한다. 이들 세 부문이 중국의 해외 투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94%에 이른다.
더욱이 주요 엔지니어링·건설 프로젝트도 에너지(436억 달러·전체의 47%)와 운송(350억 달러·38%)에 집중돼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속셈은 무엇일까. 시저스 박사는 “고정자산 투자에 집중해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게 중국이 노림수”라고 결론 내렸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