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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역 책임 묻되 비준은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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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어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의 한글본에서 207곳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잘못된 부분을 고친 새 비준동의안을 오늘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이달 중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협정문의 한글 번역 오류로 국회 비준동의안을 세 차례나 수정 제출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교부는 촉박한 시간과 외부검증 부재, 전문 인력 부족 등을 오류가 빚어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외교 문서는 쉼표 하나, 토씨 하나만 틀려도 뜻이 달라져 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자회사'를 '현지법인'으로 잘못 번역하고, '경립종 옥수수'에서 '경립종'을 빠트리는 등 협정 발효 후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외교부는 '중대한 오류'는 없다고 강변하지만 어떤 이유로도 오류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외교부의 말 바꾸기다. 외교부는 지난 2월 중순 협정문의 번역 오류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만 해도 단순 실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했다. 잘못된 내용이 계속 터져나오자 마지못해 제기된 부분만 고쳤다. 더 이상의 오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면 재검독 결과 무더기로 오류가 발견됐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알고서도 국민을 두 번이나 속인 것이다.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구나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07년 발효된 한ㆍ동남아국가연합(ASEAN) FTA와 지난해 발효된 한ㆍ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국회 비준동의안에서도 오류가 발견됐었다. 현재 재검독 중인 한ㆍ미 FTA 협정문에도 적지 않은 오류가 있다고 한다. 외교부의 역량과 직원들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 인력 양성, 철저한 검독 등 외교문서 검증시스템 구축이 급하다.

그렇더라도 한ㆍEU FTA 비준 동의 절차는 서두를 필요가 있다. 한ㆍEU FTA는 인구 5억명에 국내총생산(GDP) 16조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여는 일이다. 오는 7월1일 발효를 위해서는 FTA 이행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국내 산업 보호책을 마련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지 않다. 국회는 정부 잘못은 엄하게 따지되 국익 차원에서 비준동의 절차는 속도를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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