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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정이양'…“무늬만 민간정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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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미얀마 군사정권이 50년 만에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했다. 그러나 퇴역 장성이 대통령이 된 탓에 국제사회는 명목상의 민정이라며 ‘진정한 민정이양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AFP통신, 뉴욕 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31일은 테인 세인(Thein Sein) 미얀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도인 네피도에서 상·하원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30명의 각료를 임명하면서 미얀마 민간정부가 공식 출범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틴 아웅 민트 오와 마욱 캄 등 2명의 부대통령도 취임식을 가졌다.


미얀마 최고권력기구였던 국가평화개발평의회(SPDC) 전직 의장인 탄 슈웨 장군은 TV연설을 통해 "테인 세인 대통령의 취임 후, SPDC는 해체되고 모든 권력이 민간정부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군부통치하 행정부의 권한은 SPDC가 가지고 있었으며 내각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는 SPCD의 의장직을 겸임하는데 2007년부터 탄 슈웨 장군이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AFT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새로운 민간 정부체제에서 탄 슈웨 장군은 겉으론 물러나는 듯 하지만 여전히 뒤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시민법 등 법령을 결정할 때 주요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당국자들은 약 50년 군사독재로부터 진정한 민정으로 이양하는 출발점에 서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으며, 이는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말하며 '진정한 민정이양 조치'를 강도높게 촉구했다.


특히 이날 선출된 각료의 대부분이 군부 출신으로 구성돼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NYT는 “미얀마는 민간정부를 출범시켰지만 각료의 대부분이 군부 출신으로 군부가 민간정부로 모양새만 바꿨다"면서 "군부가 지배한 통합단결발전당(USDP)가 의회를 장악하고 4분의 1을 군부가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얀마 의회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31일 개원했다. 상원의원 224명과 하원의원 440명으로 구성된 미얀마 의회는 군부의 지원을 받은 USDP가 의석의 약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데이비드 매티슨 미얀마 인권보호단체 전문가는 “미얀마의 새로운 정부는 군복만 벗었을 뿐 이전 군부정치 시대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새로운 정부 체재에서도 예전과 같이 인권 학대·권리 상실 등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중간지대'가 될 뿐이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주재 미국 대리대사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근무한 프리실라 클랩은 “새롭게 선임된 정부의 정치적 힘은 6명의 군부관료로 구성된 SPDC에 의해 점차 약화될 것”이라면서 “그리고 SPDC의 힘은 더 오래 지속돼 지금까지 문제로 거론돼온 것들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대해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어떤 견해도 내놓고 있지 않다. 수치 여사가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20년만에 치러진 총선에 불참했다.


수치 여사의 NLD는 1990년 총선에서 485석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지만 탄 슈웨 군정은 정권 이양을 거부한 바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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