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 KB, 하나금융 안정 목표로 새 진용 구축
사외이사 34명 15명 교체,,독립성-전문성 제고 의문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신한·우리·KB·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이사진의 새 얼굴이 확정됐다. 저마다 '조직안정'과 함께 지배구조의 새틀 짜기를 기준으로 하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체제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신한사태'와 같은 내부갈등을 차단하고, 외부 입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였다는 게 지주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권과 인연있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어 지배구조가 진일보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안정통한 현안 해결"=신한금융은 조직안정과 지배구조 개선을 현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객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하는 지배구조를 도입하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능하면서도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의 확보와 육성을 위해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는 등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후계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경영승계를 위한 시스템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10주년을 맞아 조속한 민영화라는 최대현안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회장은 계열사인 우리·경남·광주은행장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갈 인사로 바꾸거나 기존 은행장을 연임시켜 잡음 방지에 신경을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임영록 사장을 등기이사로,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본 릭터(Vaughn Richtor) ING Banking Asia CEO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등 큰 변화 없이 사내이사진을 꾸렸고, 하나금융도 김승유 회장의 3연임을 최종 승인하고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연임시켰다.
◆"독립성과 전문성은 미지수"=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15명이 새로 선임됐다. 신한금융이 10명 가운데 8명, 우리금융은 7명 중 3명, KB금융은 3명, 하나금융은 1명을 교체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저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에 한 발 다가섰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친 정부 또는 지주사 회장과 밀접한 인연을 가진 인사들이 중용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80%가 물갈이됐지만 새 얼굴들이 라응찬 전 회장 및 현 경영진과 친분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조차 "라 회장 입김이 여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금융도 사외이사 절반을 바꿨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다. '고려대-소망교회' 인맥으로 꼽히는 이두희 고려대 교수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출신인 김&장 신희택 변호사, 보수성향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 이헌 변호사, 친 정권 매체인 뉴데일리 방민준 사장 등이 유임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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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만 전 재무부장관은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으로 자리만 옮겼다. KB와 하나금융 사외이사도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B의 경우 어윤대 회장 취임후 첫번째 사외이사 교체란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금융 이력이 전혀없는 선진국민연대 출신 조재목씨가 그대로 이름을 올려 전문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정광선 이사를 정영록 서울대 교수로 교체했을 뿐 큰 변화가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 내분 과정에서 입증됐듯 사외이사는 사내외사와 거의 동등한 권한을 갖는 만큼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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