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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명품시장에서 중국에 뒤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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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인도는 미국 억만장자인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직접 방문해 기부를 설득할 정도로 부자가 많은 나라다. 그런데 세계에서 경제성장률이 두 번째로 높은 인도지만 샤넬, 페레가모 등 세계 명품 브랜드 시장은 매우 작다. 비슷한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에서 명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명품패션산업협회는 이에 대해 인도는 외국인 직접 투자 제한과 높은 세금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도 전문가들은 인도의 오랜 상류 문화에는 국제적 명품 브랜드보다 보석이나 자수가 돼 있는 수공예품들이 더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은 28일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SpA 공동회장이자 이탈리아 명품 산업협회 회장인 산토 베르사체는 2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페라가모. 엠마누엘 웅가로 등 이탈리아 주요 명품 브랜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도의 명품 사업 진출’에 대한 회의에서 “인도 명품 시장은 단거리 선수가 출발선에서 발목에 무거운 사슬을 매고 있는 꼴”고 말했다.


WSJ는 5년 안에 신흥시장은 전 세계 명품 판매량의 50%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탈리아 명품협회는 “중국은 세계 명품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3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500개 명품 브랜드 중 인도는 30%가 진출한 반면, 중국에는 70%가 진출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명품업계는 “인도의 높은 세금과 외국인직접투자 제한이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외국 소매업자들은 인도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인도 기업과 반드시 합작해야 하며, 파트너사인 인도 합작기업이 51%의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명품에는 30~40% 수준의 세금을 부과토록 하기 때문에 세계 명품 기업들은 인도 정부에 외국인 직접 투자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만도 브란치니 이탈리아 명품협회 회장은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제한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인도에서 판매를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인도 뉴델리, 뭄바이, 방갈로 등 부자들이 찾는 거리는 세계 명품 브랜드로 도배된 뉴욕 5번가, 런던 본드 스트리트, 파리의 루 생토 노레 명품거리와 다른 모습이다. 이곳엔 세계 명품 브랜드 대신 인도의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만 즐비하다. 인도 내 대형 브랜드들은 5성급 호텔, 국제공항 등 이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WSJ는 “인도 소비자들은 아직 서구 명품 스타일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인도의 부자들은 그들의 역사가 담긴 보석과 수로 장식된 명품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르사체는 “인도는 그들만의 명품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정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도 상류층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취향에 맞는 보석, 자수 장식이 가미된 전통을 수세기동안 지속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명품패션산업협회는 “세계 명품 기업들은 인도 상류층들이 충분히 과시를 위해 최고급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인도에서 명품에 대한 수요는 실제보다 120~150%정도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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