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지 호가 올라..대부분 '관망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정선은 기자]"개포주공 발표가 있은 후 매매가가 바로 오른 건 아니지만 호가는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다. 개포주공의 다음 타자로 우리 단지도 사업이 빨리 추진될 거란 기대감이 생기면서 문의 전화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송파구 가락시영 1차 인근 J공인중개소 관계자)
대표적인 강남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의 재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침체를 보였던 재건축 시장이 살아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벌써부터 호가가 오르고 있지만 대부분은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23일 열린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강남구 도곡·개포·일원동 일대 (393만7263㎡)에 4만1135가구를 짓는 '개포택지개발지구(공동주택) 제1종지구단위 재정비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미니신도시'급으로 재건축되는 개포주공은 지난해 11월 주민공람을 마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가 한차례 심의를 보류하면서 실망매물이 나오는 등 타격이 컸다. 그러나 이번 심의 통과로 개포주공은 하루 만에 3000만원 이상 시세가 오르는 등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에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진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선은 관망세가 더 많다.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주공아파트(6600가구)는 현재 2종 일반주거지인 용도지구를 3종 일반주거지로 바꿔줄 것을 서울시에 신청한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 다음 차례'라는 기대감은 높지만 큰 움직임은 없고 아직까지는 관망세다. 문의전화는 많이 오는데,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호가는 일단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가락시영1차 44㎡형(이하 공급면적)이 지난주 보다 1000만원 내린 5억2000만~5억3000만원대다.
지난해 안전진단을 실시한 잠실5단지의 경우는 잠실구역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돼야 조합설립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개포 호재'에도 이렇다할 반응은 없는 편이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한 통도 없고 오히려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워낙 침체가 심했기 때문에 웬만한 호재에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거래활성화 대책도 별다른 효과 못 미친다"라고 말했다.
한강공공성 선언에 따라 전략정비구역과 유도정비구역으로 묶인 여의도와 반포 일대의 재건축 대상단지도 잠잠하다. 반포동 주공1단지, 여의도 광장·미성·시범 아파트 등 대부분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고 있는데다 서울시의 개발계획에 따라 향방이 결정되는 이유에서다.
반포동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반포유도정비구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바꾸는 안에 대한 서울시의 용역 결과가 나오는 연말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여의도 아일랜드공인 관계자도 "여의도쪽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개발과 연관이 있어 개포지구 재건축 승인과는 거리가 있다"며 "현재는 매수세가 많지 않으며 급매물로 나오는 물량도 많지 않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개포지구 재건축안 승인이 호재로 작용한다는데는 동의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지구단위계획안 통과 이후에 절차가 많이 남았지만 3.22대책에서 강남권의 DTI가 완화, 취득세 감면 등이 거래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연 부동산 114 과장도 "고밀도 단지인 여의도와 개포지구는 시장상황이 다르다"며 "개포단지 승인으로 재건축 추진하는 저밀도 단지들은 기대감이 반영될 여지가 있으며 최근 가격이 빠졌던 부분을 회복하면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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