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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10주기…아! 정주영] 아버지, 뿌리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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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건설 인수의 감격


[타계 10주기…아! 정주영] 아버지, 뿌리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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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정몽구 회장은 선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마음의 짐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현대의 뿌리인 건설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의 근간인 만큼 귀환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건설은 자동차, 중공업과 함께 정 명예회장이 애지중지하던 사업 영역이었다. 3대 사업체가 모두 현대가에 속하게 된 시점이 공교롭게 정 명예회장 타계 10년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자인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누차 현대건설 인수를 숙원사업처럼 강조해왔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맏아들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든다는 의미에서도 현대건설은 반드시 현대가의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이 넘어지는 것을 목도했다. 애지중지했던 마음 만큼이나 가슴에 맺힌 한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은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00년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데 이어 다음해인 2001년에는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2003년에는 창립 이후 지켜오던 시공 능력 1위라는 타이틀도 빼았겼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자생했다. 위기를 겪으면서 임직원이 단결했고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해나갔다. 2008년 하반기 찾아온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는 시공 능력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해외 수주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덕분에 미국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에서 업종 선도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정 명예회장의 분신과도 같았다. 현대가 여러 사업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기틀이 됐기 때문이다. 1947년 정 명예회장은 건설업의 잠재력에 눈을 뜨고 '현대토건사(현대건설의 전신)'를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6ㆍ25 전쟁 전후복구사업을 수행했고, 한국경제계의 전면에 등장할 수 있었다. 소양강다목적댐(1967년), 경부고속도로(1970년), 울산조선소(1973년), 원자력발전소(1970년) 등 각종 근대화 사업 역시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국내건설업계 1위로 올라서자 정주영은 해외 건설시장 진출이라는 모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과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었다. 1970년대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산업항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열린 정 명예회장 사진전에 참석한 아들 정몽구 회장은 주베일산업항공사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그만큼 아련한 추억을 느끼는 것이다.


이달 8일 본계약 체결과 함께 현대차가 인수를 확정지은 만큼 정 명예회장의 땀이 배인 현대건설은 날개를 달게 됐다. 이로써 자동차, 중공업과 함께 현대의 3대 사업이 모두 원형을 찾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현대건설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 제철과 함께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원전 등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 주택용 충전 시스템과 연계된 친환경 주택, 하이브리드(HEV) 및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이르는 에코 밸류 체인을 완성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현대건설의 해외 건설 수주를 간접 지원키로 했다.


이를 통해 건설사가 아닌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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