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지은 기자] 정부가 경제정책의 우선과제를 '성장'에서 '물가'로 전면 수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제81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금년 들어와서 뜻밖에 여러 국제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고,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금년에 국정 중에서 성장과 물가 문제가 있는데, 우리가 물가에 더 심각하게 관심을 가지고 국정의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3년에 (기획재정부에) 세번째 방문"이라며 "그만큼 경제 문제, 물가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정의 이슈"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물가 문제는 우리가 최선을 다 하더라도 우리의 소위 '비욘드 콘트롤(통제할 수 없는 상태)'이 되지 않는가 하는 그런 부분도 있다"며 "중동 사태로 유가 100불 넘어서고 있고 이런 것을 수입에 100%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그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감 운동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것에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의 역할도 있지만, 에너지 절감이 중요한 요소이다"며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사태에 기름값이 올라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분들은 주유소 가격표를 보면 깜짝 깜짝 놀랄 것"이라며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기름을 적게 쓰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중교통, (승용차)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강제적으로 페널티보다는 국민운동으로 함께 참여해서 적어도 승용차의 가동 시간을 10% 정도 줄인다던가 하는 국민적 이해와 참여가 있으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민생 물가 중 농수산물도 계절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것은 정부가 수입을 통해서 또는 비축물량을 낸다든가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도 농수산물에 대해서 기후 영향을 받고 있는데 가격이 높게 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했으며, 전월(6.2%) 대비 상승폭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11월 이후 27개월만이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가 급등하며 공산품이 전년동월대비 7.8% 상승했다. 석유제품이 전년동월대비 16.9% 오른 것을 비롯해 화학제품이 12.5%, 1차 금속제품이 20.1% 올랐다.
구제역과 한파로 인해 축산물과 곡물가격이 오른 데 힘입어 농림수산품도 전년동월대비 20.8% 뛰었다. 곡물이 8.4%, 축산물이 18.5% 올랐고 채소와 과실은 각각 16.8%, 67.1% 비싸졌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전력, 수도, 가스 역시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했으며, 서비스는 전년동월대비 1.9%를 기록하며 전월(1.8%)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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