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가가 다시 한번 29개월 최고치로 치솟음에 따라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한 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전히 유가 폭등 가능성이 남아있고 인플레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투자심리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적과 지표를 통한 미국 경기 회복세는 계속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고용지표는 실업률 하락이 동반되면서 일자리가 급증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회복에 따른 소득 증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인식이 나타난다면 시장은 다시 힘을 받을 수도 있다. 우선 유가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 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표 개선과 유가 불안이라는 재료가 상충되면서 강하게 오르지는 못 했다. 다우 지수는 0.33% 올랐다.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각각 0.13%, 0.10%씩 상승했다.
◆ 사우디도 11일 시위 예정
결국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배럴당 100달러선에 안착했다. 반응 속도가 가장 느렸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지난주 무려 6.7% 급등하며 104.42달러로 마감됐다.
문제는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점. 중동 상황은 악화일로다. 리비아에서는 여전히 반정부군과 카다피군과의 격전이 전개되고 있고 인접국인 예멘, 바레인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이번주 11일에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이바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리차드 번스타인 캐피탈의 리차드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심각한 소요 사태가 있게 된다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온다면 오일 쇼크가 오고 시장은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회가 안정적이어서 리비아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캔터 피츠제랄드의 마크 파도 투자전략가는 11일이 돼도 모두가 의자에 앉아있을 것이라며 사우디에서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에는 중국 물가 지표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증시 운명의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채권시장은 인플레 우려 약해
이번주에는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에서 큰 변수가 없다.
파도는 "경제지표를 봤을때 시장을 흥분시키거나 걱정하게 만들만한 것이 없다"며 "따라서 많은 부정적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유가에만 시장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은 미국 경제 개선되고 있다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하락도 짧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도 단기적인 걱정거리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채권 시장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시장은 여전히 한기가 돌고 있다"며 "초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문제가 된다면 10년물 채권 금리가 3.49%에 머물러 있을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5~6%는 돼야 인플레에 대한 공포가 느껴지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S&P의 샘 스토발 투자전략가도 향후 1년안에 S&P500 지수 1400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3년 연속 상승장이 이어질 경우 3년째 수익률은 한 자리수에 그쳤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P500이 이미 올해 들어서만 5%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승 여력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 소매판매 큰폭 증가할듯
이번주에는 1월 소비자 신용(7일) 1월 도매재고(9일) 1월 무역수지, 2월 재정수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이상 10일) 2월 소매판매, 3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 1월 기업재고(이상 11일) 등이 공개된다.
큰 영향력이 없는 지표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최대 주목거리는 소매판매다.
지난달 자동차 판매 결과가 양호했던만큼 소매판매도 큰폭의 증가가 기대된다. 블룸버그는 1.0%, 마켓워치는 1.4% 증가를 예상했다. 특히 마켓워치는 소매판매가 전년동월대비로는 2000년 3월 이래 최대인 9.3%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P500 지수 종목 중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은 5개에 불과하다.
재무부는 3년, 10년, 30년물 채권을 총 660억달러어치 입찰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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