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한국 자동차 R&D 산실 '자동차부품硏' 가보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그린카 시대 바싹 다가왔다"
12개 연구동·주행시험장 등 세계 최대 규모
유럽·한국 두 곳 뿐인 능동안전연구동(CAS동) 등 눈길


[르포]한국 자동차 R&D 산실 '자동차부품硏' 가보니 자동차부품연구원 전경.
AD

[천안=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에서 자동차 부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 자동차부품연구원(이하 자부연). 지난 2일 처음으로 방문한 자부연은 천안시 한적한 시골 마을에 들어선 지 20여년 된 '터줏대감'으로 통했다.


연구동(12개)과 부대시설(3개), 주행 시험장으로 이뤄진 자부연은 어마어마한 규모에서부터 각종 첨단 설비를 통한 다방면의 연구 실적에 이르기까지 기대 이상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시설을 둘러보는 2시간여를 함께 한 이기섭 자부연 원장은 "해외와 달리 한국에는 자동차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연구기관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연구원 1인당 평균 수탁고가 많이 개선됐고 경영 성과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곳에는 석ㆍ박사 출신의 연구직(271명)과 행정직(36명) 등 총 307명이 근무하고 있다.


오로지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 분석해 온 자부연에는 오래 전부터 그린카 시대를 대비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그린카 전략 포럼 사무국을 비롯해 2년 사이 신설된 여러 조직이 모두 친환경을 화두로 한 미래형 자동차와 연관이 있을 정도다.

[르포]한국 자동차 R&D 산실 '자동차부품硏' 가보니 연구원들이 전자파실험동 '10m 챔버'에서 차량의 전자기파 발생 경로를 찾고 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전자기파연구센터. 차로부터 10m 떨어진 곳에서의 전자파 영향을 측정하는 '10m 챔버'는 실차를 들일 수 있을 크기의 방으로 각종 전장 부품의 전자파 간섭을 찾아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이 원장은 "원인을 파악하고 전자파를 잡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장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테스트 요청이 쇄도해 최소한 1~2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부연은 앞으로 차량의 전장화와 고전압의 그린카 시대를 맞아 넘쳐 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전압 부품의 전자파를 색출하는 또 다른 전용 챔버를 증설하는 중이다.

[르포]한국 자동차 R&D 산실 '자동차부품硏' 가보니 등속조인트 회전 내구 시험기.


다음으로 찾은 곳은 능동안전연구동으로 일명 '카스(CAS)동'으로 불렸다. 자부연에서 독자적으로 설계ㆍ개발한 시뮬레이터와 다이나모(동력계), 레일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양인범 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첨단 설비를 갖춘 곳은 유럽과 한국, 단 2곳 뿐"이라고 전했다. 55m 길이의 레일 한 켠에는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과 노르웨이산 전기차를 테어다운(Teardownㆍ완성된 제품을 분해해 비교 분석하는 작업)하는 중이었다.


차세대 천연가스(CNG) 버스 사업에 뛰어든 현대차, 대우버스와 함께 친환경 부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환경연구동을 지나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 아래 자동차 성능을 측정하는 로드 시뮬레이터를 접했다. 6개의 축으로 구성된 다이나모미터 장비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현재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의 70여대의 차량이 고된 테스트를 겪는 중이라고 했다.

[르포]한국 자동차 R&D 산실 '자동차부품硏' 가보니 주행 시험장의 ABS 특수로에서 저마찰 노면 제동 시험 중인 현대차 제네시스.


가장 인상에 남은 곳은 정부로부터 1500억원을 지원 받아 건립한 VR 시뮬레이터와 각종 특수로로 꾸며진 주행 시험장이다. 돔 스크린 형태의 VR 시뮬레이터에는 자동차 전장 개발 전자제어장치(ECU)가 대거 탑재돼 실제 차가 움직이는 듯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일본 토요타가 재작년 새로 비슷한 장비를 만들었고 그 다음으로 가장 뛰어난 설비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1km 길이의 주행 시험장은 다소 비좁지만 빨래판로, 소음로, 보수로, 자갈로, ABS로 등 독특한 특수로를 깔아 내구성을 비롯한 각종 시험을 가능토록 했다. 직선 주로에서는 독일계 세단이 주행 성능을, 특수로에서는 위장막이 쓰인 채로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차의 내구성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 1990년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중소 자동차 부품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자 작은 목표에서 출발한 자부연은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기점으로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중점 연구 분야는 그린카와 지능형 자동차"라며 "우리나라가 그린카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부품 기반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지능형 자동차 분야의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천안=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